1065화. 원만
옥근이 나간 후에도 신양 공주는 계속해서 화를 냈다.
그런데 이상한 물건 하나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조금 익숙한 것 같은데 무엇인지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그녀가 그 물건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을 때, 너울이 벗겨졌다.
신양 공주의 눈에 준수하고 매혹적인 얼굴이 들어왔다.
오래전의 신혼 밤, 희복을 입고 옥여의로 너울을 젖혀주던 소년의 모습과 비슷했다.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다분했지만, 눈에 어린 기대와 희열은 그때와 비교해 조금도 줄지 않았다.
선평후가 미소를 띠고 그녀를 바라보는 모습에는 세월에 침습되지 않은 순수함과 아름다움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성숙함과 패기로움까지 더해졌다.
신양 공주는 어리둥절해졌다가 순간, 이십 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십 년 전과 달라진 것은 두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뿐이었다.
세월이 어느 정도 이들을 비껴간 것이 확실했다. 그녀는 여전히 젊은 시절처럼 아름다웠고, 그는 아직도 호탕한 모습이었다.
“당신…….”
신양 공주가 간신히 입을 열었으나 목구멍에 무엇인가 걸린 것처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그의 손을 보았다.
아직도 모를 리가 없었다. 너울 속 여인이 신양 공주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듯 너울을 젖힌 그의 얼굴에는 일말의 놀라움도 없었다.
이놈이 오는 내내 날 놀려 먹은 거야?
용서하면 안 될 것 같았고, 화를 내고 싶었다.
그런데 그 해와 똑같은 그의 눈빛과 손에 들고 있는 옥여의, 그리고…… 언제인지 모르게 탁자에 피워둔 용봉 향초를 보자 신양 공주는 감동이 몰려왔다.
“언제…… 이런 걸 준비한 거예요?”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거?”
선평후는 웃는 얼굴로 손에 든 옥여의를 보며 대답했다.
“오는 길에. 병영에 도착하기 전에 진에서 잠깐 멈췄었소.”
마차가 멈췄었다고?
화가 났던 그녀는 이런 세세한 부분을 기억하지 못했다!
일부러 오는 내내 모른 척 한 이유가 이걸 준비하기 위해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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