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4화. 신혼 밤
이민족왕은 자신의 장자인 이민족 대왕자를 쳐다보았다.
“이 사람 말대로 해!”
이민족 대왕자는 머뭇거렸다.
“부왕…….”
선평후가 조소하듯 웃었다.
“이민족왕, 아들 하나 제대로 두었군.”
안 그래도 의심 많은 이민족왕은 선평후의 이간질에 의심이 더욱 커졌다. 그리고 차가워진 눈빛으로 이민족 대왕자를 노려보았다.
“왜? 너도 반역을 저지르려는 것이냐! 아니면 네 황숙처럼 내가 소나라 사람의 손에서 죽기를 바라는 것이냐? 네가 자연스럽게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으니까?”
이민족 대왕자의 안색이 굳었다. 그는 절대 그럴 생각이 없었으며 그저 시간을 좀 끌어 이들을 혼절시킬 독약을 가져오라고 지시를 내리려고 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충심이라 해도 이민족왕이 몰라준다면 그 충심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
이 틈에 이민족 이왕자가 더욱 혼란을 부추겼다.
“부왕! 큰형이 싫다고 하니 소자가 가겠습니다!”
좋아, 내란이다.
선평후는 흥미진진하게 이 상황을 구경했다.
누가 소은과 소택을 데려오든 상관없이 두 형제가 무사하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 * *
한 시진 후, 소은과 소택이 말 여섯 마리가 끄는 커다란 마차를 타고 나타났다.
선평후는 성녀를 잡고 마차에 올라탔고, 이어서 용일도 이민족왕을 데리고 올라탔다.
이때, 이민족왕의 대신이 입을 열었다.
“성녀 하나면 충분하니 이민족왕을 놓아주시오!”
선평후가 후후 웃었다.
“날 멍청이로 아나? 인질이 하나 더 있다고 나쁠 게 뭐가 있어?”
사람들은 다 할 말을 잃었다.
그래. 왜 굳이 인질을 한 명만 데려가? 마차에 다 올라탈 수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러나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선평후는 며칠 전에 아들을 구하기 위해 성녀가 놓은 덫에 걸렸고, 구조는 되긴 했으나 크게 다쳤다. 운이 좋아 살아남았을 수도 있겠지만, 부상이 쉽게 회복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전투력이 많이 부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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