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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장. 사실을 밝히다

104장. 사실을 밝히다

초방전을 나서 공주전으로 통하는 오솔길을 걷던 초유리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더는 참지 못하고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그녀는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입을 활짝 벌린 채 웃으며 손뼉을 쳤다.

“태자 오라버니가 그렇게 심보가 고약하고 미련한 여인에게 장가를 갈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말이야. 동궁이 아주 난장판이 되겠어!”

초유리는 진운서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호기심이 가득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본 공주는 네가 아주 총명하고 사람을 놀리는 데 재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하지만 왜 같은 떡을 먹고도 태자 오라버니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거야?”

진운서에게 가까이 다가간 초유리는 문득 그녀의 몸에서 아주 짙은 향기가 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갑자기 후각이 예민해진 초유리가 얼른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어? 갑자기 향기가 아주 은은하게 변했네. 설마 그 일이 네 옷의 훈향과 관계있는 거야?”

초유리의 말은 절반 정도만 맞았다. 아무런 대답 없이 활짝 웃던 진운서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공주전에 가서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왜 그렇게 애를 태워! 쳇, 그래. 본 공주가 기다리마. 제대로 설명을 해준다면, 특별히 너를 채채의 수양어머니로 임명하겠어!”

거북이의 수양어머니라니, 무척 이상하게 들리는 말이었지만 초유리가 그 말을 내뱉으니 대단히 영광스러운 자리인 것처럼 느껴졌다.

공주전에 도착하자마자 초유리는 궁녀더러 어서 문을 닫으라고 명한 뒤, 궁금증을 참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때 진운서가 옷소매를 몇 차례 흔들었다. 그러자 그 안에서 앙증맞은 크기의 향낭이 나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초유리는 얼른 허리를 숙이고 향낭을 주운 뒤 그것을 코 가까이 가져갔다.

“네 옷에서 나는 향기와 비슷하지만, 이건 너무 향이 진한데? 맡기가 불편할 정도야.”

진운서는 초유리의 과장된 표정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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