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화. 그녀는 내가 보살펴야 하는 사람
“여소야, 얼른 이리 오너라.”
등 씨는 가슴이 철렁하여 재빨리 교소를 불렀다.
교소는 노부인에게 괜찮다는 눈짓을 보냈다.
“어째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지?”
강당은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마음만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내 앞에 서서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는 어린 소녀라니, 대범하기 짝이 없군. 그래서 원조가 이 소녀에게 관심이 생긴 건가?’
강당의 시선이 교소의 상처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 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는 누구보다 원조를 잘 알고 있었다. 열셋 째인 원조는 미색을 중요히 여기지 않았다. 비록 이 소녀의 얼굴이 망가졌다고 한들, 다른 방면으로 열셋 째의 흥미를 끈다면, 여전히 자신의 여식에게 위협이 될 것이다.
때문에 이 어린 소녀를 살려 둘 수 없었다.
‘얼굴이 망가졌다고? 얼굴이 망가진 어린 소녀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자결을 하는 것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
교소는 죽음에서 다시 살아난 사람이었던지라 살기에 특별히 민감했다. 강당이 잘 감추긴 했지만, 그의 살기를 느낀 순간 교소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강당이 어째서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걸까?’
교소는 여씨 가문에 의해 체면이 깎인 강당이 훗날 반드시 복수하리라 여겼다. 하지만, 그가 어린 소녀를 죽이려는 이유에 대해선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설령, 강당이 사람 목숨을 잡초처럼 여긴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그 이유는 있을 터…….’
금린위 지휘사에 오를 정도의 인물들은, 결코 보통 백성들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았다. 이들은 황제의 손에 들린 검이었기에 사람을 죽일 때도 전혀 주저하는 법이 없었다. 그러나, 아무 상관이 없는 자들에겐 절대로 그 힘을 낭비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내 존재가 지휘사의 무언가와 충돌한다는 건가?’
교소는 솟구치는 의혹을 잠시 접어 두고, 소매 안에서 적어 두었던 종이를 꺼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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