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화. 사람은 굴하지 않아야 한다
교소는 천천히 눈을 떴다.
남자는 바로 지척에 있어서, 그의 숨소리마저도 선명히 들려왔다.
“도대체 이 주머니는 어디서 난 것이냔 말이오.”
강원조의 두 눈이 마치 불타오르듯 이글거리며, 눈앞의 소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경고의 뜻을 담고 있었다.
“여 소저, 같은 말을 세 번이나 말하고 싶지 않소!”
힘이나 말로써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지금의 교소는 연약했고, 상처로 인해 말할 수도 없었다. 교소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였다.
강원조는 눈을 가늘게 뜨고 교소를 주시했다.
작고 부드러운 소녀의 손이 그의 손바닥에 글씨를 적었다.
- 아파요.
글씨를 다 쓴 그녀가 눈을 들어 강원조를 쳐다보았다.
그제야 강원조는 자신이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 소저, 혹시…… 말을 할 수 없습니까?”
교소는 긍정의 의미로 눈을 깜박였다.
강원조는 소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꼈지만,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그는 얼른 그 주머니의 출처에 관해 듣고 싶었다.
“주머니는 여 소저 건가요?”
교소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서 이런 주머니를 가진 거요? 어째서 오리의 눈을 녹색으로 수놓은 것이오?”
강원조는 가만히 교소를 쳐다보았다.
“예전에도 이런 주머니를 본 적이 있소, 당신이 이 주머니를 가진 것이 단순히 우연은 아닌 것 같소.”
그는 한 걸음 더 다가와 손가락으로 소녀의 턱을 올렸다.
“금린위는 우연을 믿지 않소. 여 소저, 더는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시오.”
그는 고개를 숙이고 교소의 귓가에 속삭였다.
“소저의 가족들이 옆방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오.”
순간 교소의 눈빛에 긴장한 기색이 감돌았다.
‘냉혈하고 무정한 금린위 같으니!’
지난번에 몇 번 마주했을 때는 그래도 나름 체면을 차리는 듯하더니, 과거의 자신과 관련된 일에서는 바로 본색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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