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화. 내가 아니면 안 돼 (1)
이로부터 눈 깜짝할 사이에 7일이 지났다.
묵자는 구수운에게 임씨 가문의 저택을 구입한 일을 보고했다. 이를 들은 구수운은 천팔백 냥은 전혀 비싸지 않다고 했고, 그 말 한마디로 망추루가 어디에 들어설지는 그대로 확정됐다.
그건 그렇고, 소영과 구수운은 잠시 부부가 아닌 바둑과 글을 함께 하는 친구가 되기로 했다. 소영은 이틀에 한 번씩 구수운을 찾아와 바둑을 두고 글을 썼다. 길게 머무를 때도 있고 짧게 머무를 때도 있었지만, 절대 밤을 함께 보내진 않았다.
소영이 진짜로 그쪽 방면에는 생각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사내대장부로서의 풍모를 보여주려는 것인지는 몰라도, 구수운이 생각한 허점투성이 이유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있었다.
하지만 묵자의 생각에 소영은 절대 바보가 아니었다. 그게 아니면 어젯밤 그가 늦은 밤까지 머무르고 있었을 때, 구수운이 그에게 손님방에서 자고 가라고 했음에도 금사에게 가겠다고 어색하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가 되었든 그 말은 일부러 구수운을 화나게 하려는 말이라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하지만 구수운은 생글생글 웃으면서 청작과 백곡에게 줄 비단 두 필을 백하에게 가져오라고 하면서, 금사에게 전해줄 것을 소영에게 부탁했다.
그러면서 금사가 최근에 매일같이 와서 자신에게 밥을 차려주며 시중을 드느라 고생을 하고 있으니, 상으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침 녹국과 소의가 묵연과 묵옥을 데리고 시중을 들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이들에게는 구수운의 명대로 처리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는 없었기에, 소영이 화를 내고 가버리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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