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예물 (3)
한편, 청언은 문밖에서 한참동안 갈등하고 있었다.
진강이 이미 예전의 진강 공자가 아니라고 판단을 내린 청언은, 이제 진강이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결국 길은 하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윽고 청언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
“두 분 누님, 저도 같이 가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그러자 시화, 시묵이 청언을 쳐다보며 난감한 기색을 표했다.
“저는 이제껏 영친왕부의 낙매거에서 식사 준비를 많이 해봐서 많이 익숙합니다.”
청언이 다시 말했다. 시화와 시묵은 안에서 아무런 제지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데다, 진강의 사환 신분인 청언을 막을 명분이 없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청언은 기뻐하면서 즉시 시화, 시묵을 따라갔다.
* * *
방 안에서 계속 청언의 모습을 지켜보던 사방화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지금 청하 최 씨의 차남, 청언의 부친이 직접 청언을 데리러 왔다.
특히나 오늘은 설 둘째 날이라, 집안의 둘째 아들로써 할 일이 꽤 많을 텐데, 설을 지나자마자 경성으로 달려오다니, 설마 청하 최씨 가문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일까? 이미 출타한지 오래된 청언을 갑자기 이렇게 급하게 데리고 가려고 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이윽고 진강이 고민에 잠긴 사방화의 모습을 보며, 손으로 자신의 옆 의자를 툭툭, 가리켰다. 사방화는 진강을 무심하게 쳐다보다가 이내 사묵함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하지만 그 모습에도 진강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 사묵함은 사방화와 진강이 만남을 지속할수록, 꽤 많이 충돌하게 되리란 걸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자신의 누이인 사방화는 오랫동안 무명산에 있었기 때문에 침착하고 과묵한 성격이 되었고, 감정도 어느새 꽤 무뎌져 있었다. 그래서 사방화는 가까운 가족들 외엔 누구와도 감정을 나누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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