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1화. 행궁 (2)
남안군왕 일행은 내심 떨며 암위에게 뒷간에 새긴 글자가 사경신에게 남긴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암위가 그렇다고 답했고, 남안군왕은 자기 손을 잘라 버리고 싶었다.
만약 사경신 일행이 글자대로 길을 재촉했다면 그들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그들이 하루를 지체했으니 어쩌면 이미 앞질러 갔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멈출 게 아니라 빨리 쫓아가야 했다.
남안군왕 일행은 소군주의 병이 심해지는 걸 볼 수 없었기에 솔직하게 말했다.
왕야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전서구를 가져와서 곧바로 사경신에게 서신을 날렸고, 뱃사공에게 속도를 높이라고 했다.
전서구가 사경신의 손에 들어왔을 때, 그는 당황하여 뱃사공에게 서둘러 방향을 돌리라고 했다.
이를 소운이 알아채고 사경신에게 물었다.
“왜 돌아가나요?”
“약이가 병에 걸렸다고 하오.”
“그럼 속도를 더 높여야죠.”
“우리가 어마마마보다 빨리 가고 있었소.”
“…….”
한쪽은 속도를 높였고 한쪽은 뒤돌아갔다.
그렇게 네 시진 뒤에 배 두 척이 만났다.
사경신이 소운을 안고 왕비의 배로 넘어갔다.
소군주는 왕비의 품에 기대어 있었는데 안색이 창백했다.
왕비는 소운을 보자 물었다.
“원이는 괜찮은 것이냐?”
“원이는 괜찮습니다.”
그녀는 서둘러 소군주를 진맥하여 병의 원인을 파악했다. 이어서 지사약(止瀉藥)을 으깨서 물과 함께 먹였다.
소군주는 약을 두 번 먹고 나자 좋아졌다.
이틀을 요양하니 작은 얼굴이 다시 붉어지기도 했다.
그들은 8일 동안 배를 탔다가 다시 마차로 갈아탔다.
* * *
이날, 날씨가 매우 좋고 하늘이 맑았다.
그들은 마침내 남량 수도에 도착했다.
남량은 제나라가 왕야와 남안군왕을 사신으로 보낸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를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도착해야 할 사람들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 전에야 왕야 일행이 소군주를 돌보느라 늦게 오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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