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화. 패기
동향후와 부인 당 씨가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동향후는 우뚝 솟은 전망대를 보고 멍하니 있었다.
하인이 물었다.
“왜 들어가지 않으십니까?”
“나리가 이 전망대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
당 씨가 웃으며 말했다.
“이 전망대를 부수어 평지로 만들어라.”
동향후는 지시한 뒤, 한쪽에 있는 정자에 앉았다.
하인은 사람들을 데리고 전망대를 부수러 갔다.
소숭 일행은 웃고 떠들다가, 전망대를 부수는 소리가 들려오자 깜짝 놀랐다.
그들은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 다가갔다.
그러자 동향후의 하인이 전망대를 부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남안군왕 일행의 입가가 경련했다.
“멀쩡한 전망대를 왜 부수는 거지?”
초순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말하자, 잠시 고민하던 소숭이 말했다.
“아마 부수어 훈련장으로 만들려는 모양이네.”
이에 남안군왕 일행은 멍해졌다.
‘대단하다. 이렇게 좋은 전망대를 훈련장으로 만들다니,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부수는 소리만 큰 것이 아니라, 먼지도 많이 날렸다.
사람들은 그 현장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졌다.
복 공공이 성지를 가지고 도착했을 때, 전망대는 이미 절반이 부서진 후였다.
복 공공의 얼굴이 어두워진 것을 본 하인이 말했다.
“복 공공, 저희 나리께서는 정자에 계십니다.”
복 공공은 정자로 향했다.
복 공공이 다가가자, 동향후가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이사했다는 소식에 폐하께서 선물을 보내신 것인가?”
‘어쩜 이렇게 매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는지!’
불만스러운 얼굴의 공공이 말했다.
“폐하께서 성지를 전달하라고 하셨습니다.”
복 공공은 손을 뻗어, 공공에게서 성지를 받아 들었다.
몸을 돌리자 동향후가 그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동향후는 무릎을 꿇고 성지를 받을 생각조차 없는 것이다.
복 공공은 입가를 늘어뜨리며 성지를 전했고, 동향후는 열어보더니 인상을 쓰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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