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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화. 죽어도 여한 없도다 (1)

1150화. 죽어도 여한 없도다 (1)

마차는 총병부 문 앞에서 멈췄다. 천월이 용릉을 안고 마차에서 내리자, 화서와 능연은 깜짝 놀라 잠시 그 자리에 얼어붙어버렸다.

용릉은 태어난 지 이제 두 달이 됐지만, 수려하고 어여쁜 이목구비를 보면 단번에 누군가를 연상케 했다. 눈빛도, 그 분위기도 아버지를 똑 닮은 아이라, 거의 조그만 용경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용릉이 곧 구슬 같은 눈을 굴려 사람들을 훑어봤다. 갓난쟁이지만 왠지 모를 무게감과 위용이 풍겨, 꼭 용경 앞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계속 놀라서 눈만 깜빡이던 화서, 능연이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

“공자님!”

용경은 더 이상 영 왕가 세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를 경 세자라 부르고 있었다. 이 호칭은 이제 용경에게 있어 하나의 존칭이자 애칭이 되어버렸다. 또한 용경이 정식으로 이 나라 강산의 주인을 선포하지 않는 이상, 아직까진 용릉도 공자라고 칭하는 게 옳았다.

조그마한 용릉은 천월의 품에 안겨 옹알이를 하면서, 작은 손을 내저었다. 꼭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천월은 그런 용경을 보며 픽, 웃으며 두 사람을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

“그렇게 예를 차릴 필요 없어요. 여기 하루 묵고 내일 기성에 가려고요.”

두 사람이 일어나자, 천월은 용릉을 안고 총병부로 들어갔다.

이날, 난성은 전쟁의 여파로 묵직하게 깔린 먹구름을 걷고, 무사히 돌아온 천월을 환영하며 모처럼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냈다. 오로지 천월 한 사람이 만들어 낸 해사한 서광이었다.

세상 모든 이들도 천월이 용경의 태양임을 알고 있었다. 용경이 아무리 천하에 다시 없을 기재라고 해도, 천월이 있어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었다.

천월도, 용경도 서로가 없으면 어떠한 의미도 없을 만큼 오직 서로만을 채워주는 유일한 빛이자 숨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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