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9화. 서두를 필요 없어
심초는 크게 기뻐하며 한발 앞으로 나왔다.
“이, 이 아이가…… 정말…… 어찌…….”
천월도 웃음이 나왔다. 수일 전 묵국과 열두 성백을 만났을 때의 그날로 돌아간 것 같았다. 천월도 다시 그날처럼 똑같은 설명을 반복했다.
“저……. 아이 한번 안아 봐도 되겠습니까?”
“그럼요!”
심초는 손을 내밀어 아이를 안으려다, 갑자기 고개를 저었다.
“저는 아이를 한 번도 안아 본 적이 없어 겁이 납니다.”
“괜찮아요, 겁먹지 말고 한번 안아 봐요.”
천월은 심초에게 용릉을 조심히 안겨주었다. 얼떨결에 아이를 안은 심초는 그대로 뻣뻣하게 굳어선 아이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용릉이 또 즉각 옹알이하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결국 옥자석이 한발 앞으로 가 아이를 다시 품에 안았다.
“돌아가 베개로 열흘간 연습한 뒤에 다시 안아 보시오.”
심초는 짧은 시간 이미 온몸에 땀이 날 정도였는데, 옥자석이 다시 아이를 안아간 것이 감사할 지경이었다.
“예, 돌아가 베개를 안고 많이 연습한 다음에 안아봐야겠습니다.”
“알았어요, 그럼 이제 출발할까요?”
천월의 말에, 심초가 이마의 땀을 훔치며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
“오늘은 너무 늦었습니다. 세자비와 아기 공자님께서도 배를 타고 오느라 고단하셨을 텐데 오늘 밤은 여기서 하루 묵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하나도 안 힘들어요, 괜찮아요.”
심초는 천월의 얼굴에도 전혀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 않고, 용릉도 옥자석의 품에 안겨 활기차게 노는 걸 보고 잠시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심초의 명령 아래, 1만 병사는 천월을 호위하며 해국 하구를 떠났다.
* * *
하구는 하곡현과 거리가 좀 있어, 천월 일행은 한밤중이 돼서야 하곡현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 시간이면 다 잠들 시간인데, 모든 백성이 다 거리에 나와 있었다. 아마도 천월의 무사 귀환 소식을 접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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