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5화
[외전 2] 아름다움 (2)
교묵이 옆방으로 건너가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다시 방으로 돌아온 그는 침상에 다가가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아기를 내려다보았다. 조심스레 아이의 뺨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그때까지도 계속 이어지던 악기 소리가 문득 멈추었다.
허경홍이 교묵에게 다가와 그의 옷매무새를 고쳐주며 물었다.
“시장하진 않으십니까?”
“그러고 보니 조금 배가 고프군.”
허경홍은 시녀들에게, 밤에 먹어도 괜찮을 음식들을 준비시켰다. 유모에게 아이를 맡긴 부부는 함께 식사했다.
집안은 아이 때문에라도 항상 따뜻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봄철 날씨와도 같은 기온에 교묵 부부의 옷차림은 굉장히 간소했다.
교묵은 허경홍과 마주 보고 앉아 시녀가 따라주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청에 일이 많아져, 당신과 아이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해 아쉽구려.”
허경홍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쩔 수 없지요. 나랏일을 보고 계시지 않습니까. 아이는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교묵과 허경홍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혼인을 강요받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부로서의 감정이 깊어져 가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는 교령(喬靈)이라 이름 지은 딸이 있었고, 그 아이의 나이가 벌써 네 살이었다.
딸에 대한 화제가 나오자, 허경홍이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최근 칭얼거림이 늘어났습니다. 저녁에 제가 음악을 들려주지 않으면 통 잠을 자질 않지 뭡니까.”
교묵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령이가 당신을 닮아 악기의 대가가 되려나 보오.”
허경홍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지난 2년 동안 경성의 많은 것들이 변해왔다. 창문이 유리로 변한 것도 그런 변화 중에 하나였다.
재산에 여유가 있는 이들은 집에 모든 창문을 유리로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 전에 있으나마나 했던 창과는 달리 유리로 만들어진 창은 빛이 잘 통했고, 무엇보다 뛰어난 보온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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