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8장. 소문
사운지가 떠난 후 초름경은 다시금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근심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았다.
초름경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그가 무의식중에 은방울을 건드리자, 귓가에 짤랑이는 맑은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조금씩 마음이 차분해졌다.
누군가가 대전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초름경은 곧 상념에서 벗어났다.
“들어와라.”
잠시 후, 시위가 몸을 굽히고 안으로 들어왔다.
“폐하, 화용은 표기영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습니다. 속하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임채아 역시 실력이 출중합니다.”
“여인은 안 된다.”
“그렇다면 속하가 계속해서 화용을 관찰하겠습니다. 때가 되면 사사의 군영으로 들여보내 훈련하면 됩니다.”
초름경은 고개를 끄덕인 후 손을 휘휘 저었다. 그 손짓에 시위는 곧장 자리에서 물러갔다.
대전 문이 열렸다가 바로 닫혔다.
상소를 펼친 초름경의 시선이 은방울에 꽂혔다.
처음에는 거부하며 비아냥거리던 추동도 결국 자신이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자 조용하게 변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쳐다만 보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때 손 공공이 문밖에서 물었다.
“폐하, 초방전에서 사람이 와서 물었습니다. 오늘 저녁 식사를 하러 가시겠습니까?”
황후가 용종을 품은 후 황제께선 늘 황후와 함께 있었다. 손 공공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건 바로 후궁의 다른 비빈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황제는 최근 들어 초방전에도 가지 않았다. 그 때문에 밖의 사람들에게는 황제께서 태화전에서만 머무신다고 둘러대야 했다.
상황이 이러니 비빈들도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황후에게만 가더니, 이제는 아무도 상대하려 하지 않으시니 말이다.
그 앵앵대는 무리를 생각하니 초름경은 조금 짜증이 치밀었다. 머릿속에는 오로지 그 맑고 강인한 두 눈을 지닌 여인만이 떠올랐다. 그 여인의 모습은 좀처럼 머릿속을 떠날 줄 몰랐다.
“폐하?”
대답을 듣지 못한 손 공공이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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