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장. 걱정하지 말라는 서신
마차에 탄 상지말은 창문을 가린 발을 들어 올린 뒤 군왕부의 현판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도성으로 오기 전부터 도성 규수들에 대해 잘 알아보았다. 그래서 누가 누구와 친한지, 그리고 누구의 지위가 가장 높은지도 알았다.
바보가 아닌 이상 가장 대단한 사람에게 줄을 서는 건 당연했다. 바로 진부의 그 대소저 말이다.
듣자 하니 진 대소저는 고상하고 콧대가 높다고 했다. 예전에 그녀에게 친한 벗이 하나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벗은 바로 소부의 서녀였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갑자기 진 대소저가 더는 소 소저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지금의 소부는 큰딸이 황자의 비임에도 불구하고 세가의 무리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그러니 진운서에게 접근하려면 꽤 신경을 써야 했다. 그녀는 우선 진운서의 주변 사람들부터 공략할 생각이었다. 그것은 바로 두사안, 그리고 초유리였다.
누군가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같은 사람을 적으로 두는 게 가장 쉬운 법이었다.
강 대소저는 아마 이미 그녀에 대해 조사를 마쳤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상지말은 조금 더 조심해서 절대로 남에게 꼬투리를 잡힐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되었다.
“진부가 이렇게 생겼었구나.”
그때 여종이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젖혀진 발 사이로 돌사자 두 개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위의 금색 안료로 쓰인 현판은 웅장하면서도 독특했다.
듣자 하니 그 위에 쓰인 글자는 황제의 친필이라고 했다. 더군다나 진 대소저는 아버지에게 몹시 총애를 받고 있어서, 그녀의 혼사는 아무리 황제라 할지라도 함부로 사혼을 내릴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다른 세가의 여식들과는 달리 진운서는 혼사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다. 과연 어떤 운 좋은 공자가 그렇게나 대단한 여인을 부인으로 맞게 될까?
“아가씨, 생각해 보니 아직 진부는 방문하지 않았잖아요!”
그러자 상지말이 두 눈에 미소를 띠며 손을 들어 여종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
“진부에는 가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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