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화. 시작일 뿐
거대한 괴물이 후방에 일격을 퍼부었다. 수백 명이 넘는 군사들이 쓰러질 때마다 어둠의 장벽이 조금씩 그에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베리얼 왕은 이를 악물더니, 결국 후방으로 이동해 사방에서 나타나는 거대한 괴물과 함께 맞서 싸우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몰려오는 괴물을 본 베리얼 왕은 곧장 무자비하게 괴물을 쓰러뜨리며 최대한 그 숫자를 줄여 나갔다.
“전하!”
그때, 한 장군이 소리쳤다.
“저희한테 맡겨 주십시오! 너무 늦기 전에 이곳을 빠져나가셔야 합니다!”
장군의 입장에서 군대를 이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왕의 목숨을 보전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베리얼 왕은 짧게 웃고는, 재빠르게 몸을 움직여 장군의 머리를 베어내려는 괴물을 칼로 찔렀다.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왕이시여! 상황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결국 포위당할 겁니다!”
다른 군사가 애원하듯 소리쳤다.
“부탁드립니다, 폐하! 부디 저희를 두고 가십시오! 여기는 저희가 최대한 막아 보겠습니다.”
장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둠의 장벽에서 나타난 거인들이 그들을 노리고 달려왔다. 베리얼 왕에게 후퇴를 간청하느라 대부분이 무방비해진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급습이었다.
한 번에 거대한 괴물 세 마리를 쓰러뜨린 베리얼 왕은 이미 깊은 상처를 입고 제각각 흩어져 있는 군사들을 본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신에게 떠나라고 간청하던 장군의 몸에는 거인의 거대한 손가락이 박혀 있었다. 날카로운 칼날 같은 손톱이 장군의 몸을 꿰뚫고 지나간 것이었다.
자신이 아끼는 장군이자 친구였던 요정을 바라보는 베리얼 왕의 눈에 분노가 가득 차올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이제 장군은 숨이 끊어진 시체가 되어 버렸다.
베리얼 왕의 몸에서 어둠이 왈칵 터져 나왔다. 언제나 완벽에 가까운 통제력을 보여주었던 그가 이제는 날카로운 분노로 어두운 마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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