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0화. 기다림 (2)
바람처럼 나가는 신사를 보고, 천월도 잠시 생각하다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별다른 의미는 없고 그냥 궁금해서였다.
운궁에 도착한 신사는 평소처럼 예를 차리지도 않고 단번에 문을 박차고 들어가 상관명모를 노려봤다.
“소주! 뭐라고 하신 겁니까, 지금? 저랑 혼인을 하신다니요!”
상관명모는 탁자에 앉아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누가 용경과 쌍생아가 아니랄까 봐 몇 달간 혼수상태에 있던 사람이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신사는 내 명도 없이 사사로이 한지에서 사람을 구한 것에 응당 벌을 받아야 하오. 내가 어떤 명을 내렸는지 잊진 않았겠지.”
신사는 화가 나 정색을 하고 말했다.
“그때는 상황이 위급해서 어쩔 수 없었잖습니까!”
“규칙이 없다면 아무런 일도 이룰 수가 없지. 앞으로 모두가 신사처럼 내 명을 다 어기면 내 어찌 이 운산을 다스린단 말이오? 다른 누구도 아닌 신사가 그래도 되는 것이오? 족주께서 돌아가시기 전, 신사더러 소주인 나를 어찌 보좌하라고 했었지? 벌써 다 잊은 건가?”
“잊을 리가요! 저희 신사전과 장형당은 반드시 소주의 분부에 따라야 하고, 소주의 명을 받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신사는 내 명에 따르지도 않고 사사로이 결단을 내렸지. 신사께서 직접 말해보시오. 이래도 처벌하지 말아야 하나?”
신사도 더는 반박할 길이 없어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응당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어떤 처벌을 내리든 달게 받겠습니다.”
상관명모는 다시 고개를 돌려 천천히 차를 음미했다.
천월은 무릎을 꿇은 신사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속으로 상관명모에게 욕을 퍼부었다. 정말 어떻게 봐도 용경의 쌍둥이임이 확실했다. 세상에 저토록 머리가 잘 돌아가는 형제가 있는 것인지 참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잠시 후, 상관명모가 입을 열었다.
“운천월! 그만 보고 안으로 들어오시오.”
천월은 신사를 한번 쳐다보고 허리를 잡고서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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