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9화. 기다림 (1)
천월이 별로 동의하지 않는 듯하자, 신사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사랑은 세상 가장 우매한 짓입니다. 사람의 모든 지혜와 생각을 태워 버리지요. 운족 선조들께서도 얼마나 많은 선례를 남기셨습니까. 천 년에 한 번씩 운족에 한 인물이 나타나지만 모두 다 정에 갇혀 결국 죽던, 사랑하는 사람과 살던 두 가지 결말밖에 만나지 못했습니다.”
천월도 세상에 말도 안 되는 게 몇 개 있다고 생각하긴 했다. 운족의 영술, 남강의 주술, 무공과 경공. 이것들만 봐도 이 세계는 진정으로 기이했다.
한 세계엔 그 세계만의 이야기가 있기에 어쩌면 신사가 한 말이 전부 다 불가능한 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천월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잠자코 신사의 말을 듣기만 했다.
“운족은 지금 소주께서 영술 근원의 소모가 너무 커 아마도 가망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녀님께선 아이가 있어 계속 전승하려면 반드시 소모가 클 것입니다.
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운족의 신사였습니다. 족주의 말씀에 의하면, 저는 비록 신녀만큼의 혜근은 못 돼도 하늘의 귀한 대접을 받아 영험이 있고 정신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꾸준히 수련만 하면 언젠가는 대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설사 하늘로 날아오르지 못하고, 신선이 되지 못하더라도 장생불로할 수는 있다고 하셨습니다.”
천월은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천월에겐 용경과 백년해로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었지만, 다른 사람은 또 그만의 꿈이있기 마련이었다.
“신녀님께선 세상에서 누가 가장 훌륭한 사내라고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경 세자라고 말씀하시겠지요?”
신사는 천월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알아서 결론을 내렸다.
“응, 물론 나한텐 당연히 용경이 제일 훌륭하죠. 근데 그 사람 말고도 세상엔 훌륭한 사람이 많아요. 난 용경을 사랑하니 그 사람이 제일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신사께서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이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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