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5화. 의심
대전 안은 숨 막힐 것 같은 분위기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태의들이 양 옆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 땅을 치며 통곡했고, 태상제가 기둥을 끌어안고 숨죽여 울고 있었다. 양 태후는 무기력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 표정을 가린 채였다.
“폐하를 뵙습니다. 태후마마를 뵙습니다.”
교소가 우선 공손히 예를 표했다.
태상제의 울음소리가 멎었다. 그가 눈물자국을 닦아내며 마치 구세주라도 만나 것 같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관군후 부인, 황자를 구해주시오. 짐의 아이가 상태가 좋지 않소.”
교소는 태상제의 인도에 따라 내전으로 들었다.
내전 안에는 황제의 첩들이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태상제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뭘 울고 있는 것이냐! 황자가 놀라겠구나!”
황제의 호통에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뚝 그쳤다. 울음을 참기 위해 입술에 피가 맺히도록 힘을 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교소는 침상 위에 누워 있는 황자를 바라보았다.
마지막까지 고통을 느끼다 갔는지, 동그랗게 말려 있는 아이에게서는 생명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교소가 고개를 숙이며 손을 뻗어 황자의 상태를 살폈다. 아이의 죽음은 그게 누구더라도 가슴 아픈 일이었다.
“황자는 좀 어떻소?”
교소는 손을 거두고 태상제를 바라보았다.
태상제는 황자가 죽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반쯤 실성한 듯 살짝 미소를 보이며 교소를 바라보는 그의 모습엔, 한 나라의 군주다운 위엄이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았다.
교소는 살짝 뒤로 물러나 황제와는 거리를 두고 무릎을 굽혀 예를 표했다.
“폐하, 황자님께서는 이미······.”
태상제의 반짝이던 눈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가 고개를 마구 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소, 그럴 리가·····. 방금 전까지 짐의 손을 쥐었소, 그 작은 손으로 힘껏, 내 엄지손가락을!”
황자의 어머니, 황제의 측실 중 한 명이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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