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9화. 협력
지찬은 교소의 손에서 칼을 빼앗고 싶은 충동과 싸우기 시작했다.
“가위!”
교소가 외쳤다.
지찬이 상자에서 가위를 꺼내 교소에게 넘겨주었다.
교소는 방금 배를 가르며 생긴 구멍에 가위를 집어넣어 더 큰 구멍을 만들었다. 피가 낭자하기 시작하자 아무리 교소라 해도 당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빨리 상념을 떨쳐낸 교소는, 가위를 옆에 두고 배에 난 상처를 벌려 안쪽을 살펴보았다.
지찬은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그저 교소가 하는 것을 지그시 바라볼 뿐이었다.
“좌측에서 세 번째에 있는 칼을 주세요.”
지찬이 재빨리 칼을 넘겨주었다.
교소가 칼을 받으며 지찬을 응시했다.
“지찬 오라버니, 방금 전 제가 했던 것처럼 상처를 잡아주셔야겠습니다. 그 사이 제가 아기를 포궁(胞宮)에서 꺼낼 겁니다.”
“나는······.”
지찬이 입술을 깨물며 난색을 표했다.
“할 수 있습니다!”
교소가 정색을 하며 재촉했다.
“빨리요!”
지찬이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며 손을 뻗어왔다. 장 공주의 배를 꽉 잡은 그는 교소의 지시에 따라 상처를 더욱 크게 벌려주었다.
교소는 손에 칼을 쥐고 장 공주의 배 안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땀을 닦을 여유도 없던 교소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심스레 포궁의 벽을 갈랐다.
이 신의가 그녀에게 이 방법을 알려줄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해줬던 것이 바로 이 단계였다. 자칫 잘못하면 칼이 아직 연약한 아기의 피부에 닿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겁의 시간 같기도, 찰나의 시간 같기도 한 순간이 흘러 지나가고, 교소는 칼을 한쪽에 내려두고 손을 더욱 깊이 집어넣었다.
“여소.”
지찬이 답답한 마음에 무언가 말하려다 교소의 진지한 얼굴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잠시 후 아기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기는 굉장히 가는 머리털을 가지고 있었고, 그 위에는 미처 닦아내지 못한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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