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화. 허튼 소리
여광서는 콧김을 씩씩 뿜어대는 의원을 토닥이며 말했다.
“부인이 오랫동안 아이를 염원하고 있어서 저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니, 너그럽게 넘어가 주시구려.”
늙은 의원은 여광서의 말에 조금은 화가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자신의 말을 굽히지 않았다.
“마님이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분의 마음을 파고드는 짓을 하는 의원은 용서할 수가 없군요. 여 대인께서 제게 그 의원이 누구인지 귀띔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그 자가 계속 이런 짓을 반복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그런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유 씨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버럭 화를 냈다.
여광서는 더 이상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은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의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도 갖추지 못한 자를 굳이 덕제당의 의원인 당신이 찾아갈 필요는 없지 않겠소? 내가 따로 그를 불러 따끔하게 혼을 내리다. 그러니 이만 돌아가 주시오.”
“셋째 언니가 의원으로서 기본적인 자질도 갖추지 못했다니요! 어머니께서 임신하실 수 있었던 것도 다 언니가 약을 지어주셔서 가능했던 일인걸요!”
여언과 여선은 유 씨를 만나러 오는 길에 입구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여광서와 의원을 발견했고, 그들의 대화를 듣다 못해 여소를 입에 담고 말았다.
여언이 다급히 그녀의 입을 막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여광서는 딸아이가 외친 말에 멍한 표정을 지었다.
‘유 씨가 임신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모두 여소 때문이라고? 그걸 어째서 자신은 몰랐단 말인가? 저런 말을 외치는 저 아이는 도대체 누구의 딸이란 말인가?’
여광서는 자신의 딸아이마저 교소의 편을 드는 것을 보고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유 씨의 삐뚤어진 생각을 고스란히 전해 받은 것이 뻔히 보였다.
늙은 의원이 의아한 눈으로 여광서를 바라보았다.
“여가의 셋째 아가씨께서 마님을 봐주신 것입니까?”
유 씨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여선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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