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9화. 낡은 마차
한쪽에서 상황을 보고 있던 육건중이 다급하게 송씨와 일행을 밀며 말했다.
“멍하니 서서 뭐하는 거요? 얼른 가서 타시오!”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원랑과 호랑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마차에 올랐다. 송씨는 말을 확인하고 비교적 튼튼해 보이는 마차에 올라탄 뒤 려씨와 강씨 등을 불렀다. 인원이 제일 많은 차남가 사람들이 우르르 마차에 오르자 마차는 이내 거의 다 차 버렸고, 거기에 크고 작은 보따리들까지 더해지자 마차가 완전히 꽉 차 버렸다.
“너희가 이렇게 다 차지하면,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
여씨가 남은 두 대의 마차를 보며 말했다. 하나는 평소에 장을 볼 때 쓰는 것으로 늙은 말이 끄는 낡은 마차였다.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나머지 한 개의 마차는 무슨 예약이라도 한 것처럼 육경이 마차 문 앞에 지키고 서서 비켜 주려 하지 않았다. 육함은 저 앞에서 고택으로 따라가지 않겠다는 하인들을 해산시키고, 고택으로 갈 장정들과 하인들에게 밖으로 나간 뒤에 어떻게 해야 할지 당부하느라 목이 쉬도록 고함을 지르고 있어서 이쪽 일은 전혀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여씨는 삼남가가 제일 힘이 없어서 이렇게 마차도 뺏겼다고 생각하며 또 슬피 울기 시작했다.
“아직 한 대 남았잖아요? 울긴 왜 울어요?”
육선이 짜증을 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빗장을 든 채로 힘차게 비집고 들어가자 그의 몸에 부딪친 육경이 비틀거리며 입구에서 밀려났다. 육선은 어두운 표정으로 육건립을 마차에 태우고 또 여씨를 끌어 올려 태웠다. 그런 다음 여씨의 심복 시녀에게 소리쳤다.
“얼른 삼노야 약들을 챙겨서 올라오지 않고 뭐하는 거야?”
육경의 얼굴에 악의가 스치고 지나갔지만, 뭐라고 하지는 못하고 말없이 본인의 처자식들이 타고 있는 마차로 다가가 칼을 든 채로 마차에 올랐다. 주인들이 모두 자리를 잡자 비교적 지위가 높은 시녀 몇몇이 보따리를 들고 그 낡은 마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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