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7화. 한 쌍의 뱀 팔찌
정철은 두 사람과 함께 반 시진 가량 차를 마시며 잡담을 나눈 뒤 밖으로 나왔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작은 발소리와 함께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자 전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정철이 뒤돌아보자, 황후의 심복 궁녀 청아가 숨을 헐떡이며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이오?”
정철은 20여 년 동안 황후 곁에 남아준 늙은 궁녀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청아는 잠시 망설이더니, 소매에서 흰 손수건을 꺼내 정철이 보는 앞에서 천천히 풀었다. 안에는 팔찌가 하나 들어있었다.
그것은 정철이 들고 있는 뱀 모양 팔찌와 똑같이 생긴 팔찌였다.
정철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점점 재밌어지는군. 부황께선 나머지 한쪽은 부서졌다고 했는데, 모후의 심복 궁녀 청아에게 있었다니. 그럼 내게 있는 팔찌는 분명 부황께서 화 씨에게 준 팔찌가 틀림없다.’
“그 팔찌는 어디서 난 것이지?”
청아가 화난 얼굴로 말했다.
“모양이 이렇게 특별하지 않았다면 진작 잊어버렸을 겁니다. 벌써 10여 년이 지난 일이니까요. 그땐 한여름이었는데, 정원의 귀한 꽃과 풀들은 이미 다 말라비틀어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서 들장미가 하나 피어나기에, 소인이 그 장미에 물을 주다가 옆에 떨어져 있던 이 팔찌를 발견한 겁니다. 분명 어느 못된 놈이 일부러 이런 무서운 모양의 팔찌를 던지고 간 게 분명합니다!”
정철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문득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달았다.
‘한여름이었고 아주 시원한 팔찌라 했으니, 부황께선 이걸 모후께 선물하고 싶으셨던 것이겠지. 하지만 명분이 없으니 사람을 보내 몰래 전달하려다…… 이렇게 된 거군.’
정철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자, 청아가 송구한 듯 말했다.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