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화. 팔찌의 출처
한 씨가 떠난 뒤에, 정미는 정원에서 바람을 쐬며 생각했다.
‘어머니가 알려준 정보와 오라버니가 남안왕에게서 얻은 정보가 맞지 않아. 어째서지? 둘 중 한 사람이 잘못된 정보를 알려준 걸까, 아니면 당시 이모님의 사건은 그저 우연이었을 뿐, 그 강도는 한참 전에 사람들 속으로 숨어버린 걸까?’
정미가 고민에 잠겨 조용히 앞으로 걸어가고, 환안이 묵묵히 그 뒤를 따르며 점점 꽃과 나무가 우거진 곳에 다다랐을 때쯤, 갑자기 소궁녀의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었어? 완수 언니가 자살했대.”
“정말? 완수 언니는 완의국에 간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한 거겠지. 내가 듣기로는 아주 비참하게 죽었대.”
“어떻게 죽었는데?”
“장춘궁 벽에 머리를 박았대.”
‘장춘궁’이라는 말이 들리자, 정미가 환안에게 눈짓했다.
이에 환안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태자비마마께서 여기 계신다. 앞으로 나오거라.”
잠시 후, 두 소궁녀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걸어 나와 벌벌 떨며 정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정미는 두 사람을 내려다보며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소궁녀들의 안색이 최악에 다다랐을 때쯤 입을 열었다.
“완수가 장춘궁에서 죽었다는 건 어디서 들은 정보인가?”
소궁녀들은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고, 이를 본 정미는 온화하게 웃었다.
“너희에게 벌을 내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너희는 동궁의 소궁녀인데, 어찌 완의국의 소식을 알게 된 것이지?”
둘 중 하나가 다정한 정미의 표정을 보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이 소식이 퍼진 지는 벌써 며칠이나 되었습니다. 다만 완수는 그저 완의국의 궁녀였기에 윗분들께 보고가 되지 않은 것이지요.”
하인들 사이에서 도는 소문을 주인들이 모르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기에, 정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 말은, 완수는 그저 완의국의 일개 궁녀일 뿐인데 소문이 어찌 이리 요란하게 퍼지냐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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