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화. 세상 잃은 표정
마당의 자귀나무는 기력이 왕성한 듯 여전히 빽빽한 잎사귀를 흐드러지게 늘어트리고 있었다. 중간 중간 피어난 꽃잎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스르르 떨어져 강담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들큼한 향기가 코에 맴돌자, 강담의 속이 또 다시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가 허리를 숙이고 연거푸 헛구역질을 했지만, 아무 것도 올라오지 않았다.
마당의 담벼락 아래, 배를 깔고 엎드려 있던 이우는 강담 쪽을 힐끗 보더니 다시 시선을 거두고 뼈다귀를 뜯는데 열중했다.
이우에게 흥미를 끄는 것은 단 세 가지였다.
남주인, 여주인, 그리고 뼈다귀.
물론 소고기 장조림도 빼놓을 수 없었다.
냉영이 갓 끓인 해장국 한 그릇을 가져왔다.
욱근은 해장국 그릇을 건네받아 강담에게 주었다.
“강 아우, 우선 국물 좀 마셔보게. 이러다 정말 속 버리겠네.”
욱근의 다정한 말투에 강담은 지난 밤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역겨운 놈……. 내 손에 죽을 줄 알아라.”
창백해진 얼굴을 한 강담이 허공을 보며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욱근은 국이 담긴 그릇을 다시 냉담에게 전해주고는 강담의 팔을 힘주어 잡았다.
“강 아우, 누굴 죽이겠다는 말인가?”
“양성재 그 자식이지요!”
강담은 욱근의 손을 떼어내려 했지만, 도저히 그럴 기력이 나지 않았다.
“여칠 형님, 놓아주십시오. 오늘 그 자식을 제 손으로 죽이지 못하면, 저는 토하다 이승에서 하직할지도 모릅니다!”
“우선 진정하고, 양성재가 누구인지 말해보게.”
강담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마음을 조금 가라앉혔다.
“예부상서의 손자이자 태자비의 친동생입니다. 허나 형님, 걱정 마십시오!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 형님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강담은 다시 욱근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써봤지만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여칠 형님, 이것 좀 놓아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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