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화. 깨달음
무거운 공기가 내려앉은 자심당에서 강서의 화려한 진홍빛 당의만이 눈길을 끌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입가에 미소를 걸고 있는 동생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강소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눈시울이 붉어져 왔다.
오라버니의 죽음을 회피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웃고 있으나, 그 속이 얼마나 문드러져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저려왔다.
“어머님, 주방에 식사를 준비하라 이르겠습니다. 저희는 괜찮지만 어머님께서는 끼니를 거르시면 안 됩니다.”
풍 씨는 초 씨의 말에 별다른 반대는 하지 않았다.
사람은 밥심으로 사는 것이 아니던가? 손자의 죽음이 애통하기는 하나, 곡기를 끊는다면 줄초상을 치를 수도 있는 일이다.
“식사를 가져오너라. 그리고 금수하에 나가있는 사람들에게도 식사를 보내도록 하고. 녹두국도 잊지 말라 전하거라.”
그때,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한 시종이 숨이 넘어갈 것 같은 모습으로 뛰어 들어왔다.
“마님, 사람들이 돌아왔습니다!”
“이 공자는?”
풍 씨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공자님도 함께 돌아오셨습니다!”
시종이 격양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강담의 생환에 대해 단념하고 있던 백부의 사람들은 강안성이 강담의 시신을 찾아서 돌아왔다는 것으로 오해했다.
자심당의 있던 사람들이 풍 씨를 중심으로 모두 밖으로 향했다.
“넷째야, 네 아버지의 심정이 말이 아닐 것이다. 네가 아버지를 잘 보살피거라.”
초 씨가 강서를 향해 슬픈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리 신경을 써주신다니 감사드립니다.”
강서는 태연하게 대답하고 빠른 걸음을 재촉했다.
그녀도 둘째 오라버니를 걱정하고 있었다. 물론, 욱근과 아버지의 손에 아작이 나진 않았을지, 그 부분이 더욱 걱정스러웠다.
풍 씨와 그 뒤를 따르는 사람들이 화원의 모퉁이를 돌자, 몇 발치 떨어진 곳에서 걸어오는 강안성 일행이 눈에 들어왔다.
풍 씨의 뒤에 서있던 시종 아복이 강안성 옆에 서있는 사내를 발견하고 놀라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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