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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奇幻言情
分數不夠
385 Chs

218화. 맞기는, 개똥이 맞아!

218화. 맞기는, 개똥이 맞아!

“음, 루씨 가문은 우리 대순(大舜)의 건국에 한마지로(汗馬之勞)한 가문이다. 태비 역시 직접 전장에 선 바 있으니 직접 해명하는 것은 당연하다.”

“윤허해주셔서 감사하옵니다, 폐하.”

감사 예를 올린 북양태비가 허리를 펴고는 루안과 시선을 마주쳤다. 이어서 모여 있는 신료를 훑던 그녀의 입이 열렸다.

“누가 본 태비를 발고한 것인가? 내 면상을 봐야겠으니 직접 나서게!”

“…….”

풍 어사의 안면 근육이 꿈틀거렸다.

‘말투가 어찌 저런 것이야? 대체 저 분위기는 무엇이고? 아니, 저 여자는 이곳이 어디라 생각하는 것이야! 부녀자가 전장이나 돌아다니더니 역시나 행실이 어처구니가 없구먼!’

그에 고개를 빳빳이 세운 풍 어사가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공수하며 거만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관은 풍창(馮昌)이라 합니다. 어사 직을 맡고 있습니다.”

북양태비가 그를 살피듯 훑었다.

“자네가 본 태비를 발고한 것인가? 어디 무슨 죄로 발고했는지, 들어나 보세.”

풍 어사가 콧방귀를 풍하고 뀌었다. 그리고 제가 올린 다섯 가지 대죄가 쓰인 발고문을 내시로부터 받아 읊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북양태비는 고개까지 주억이며 그가 읊는 발고문을 들었다.

“옳거니, 내 이제 알겠구먼. 겉으론 본 태비를 발고한 듯하지만, 기실 발고하려고 한 이는 내 아들이었구먼, 맞는가? 저런, 일찍 말하지 그랬나! 내 그런 줄 알았으면 덜 고생했을 게 아닌가! 새벽 댓바람부터 단장에, 예복까지 챙겨 입느라 본 태비가 얼마나 피곤했는지 아는가?”

“…….”

이 무슨 황당한 소리란 말인가?

‘뭔 소리를 하는 것이야? 본인을 발고하나, 제 아들을 발고하나 마찬가지 아닌가!’

설마 제 아들을 발고하려는 줄 알았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란 말인가?

황당한 말에 당황한 풍 어사의 심경은 아랑곳없이 북양태비의 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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