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화. 석방
기삭은 초상화 속 사람을 보고 입을 열었다.
“비록 역용술로 바꾼 얼굴일 수도 있지만, 쓸모가 없지는 않을 겁니다. 이 자의 가면은 매미 날개처럼 얇고 얼굴에 딱 맞으니, 가면을 썼다고 해도 얼굴형은 그대로일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차분한 표정으로 그림을 살피던 임유는 속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 사람은 그녀가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전생에 명심진인과 함께 있던 시절은 그녀가 평락제에게 가장 가깝게 접근했던 때였다. 비록 평락제의 사람들은 그녀를 경계했지만, 소용돌이 한복판에서 살다 보면 가끔 그가 누군가를 만났는지 목격하거나 어떤 일에 관해서 들을 때가 있었다.
누군가가 평락제와 함께 있는 모습을 그녀가 우연히 본 경우가 바로 이 호 선생이었다.
딱 한 번이었는데도 그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평락제가 유달리 예의를 갖췄기 때문이었다.
알고 보니 그때 그 사람이 바로 이 호 선생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평락제가 그에게 유달리 예의를 갖춘 것도 당연했다. 이렇게 정교한 가면을 만들 수 있는 역용술의 고수에겐 헤아릴 수 없는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 이번 생에 일어난 일만으로도 이를 증명했다.
그녀는 호 선생이 역용술을 이용해 사람을 바꿔치기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닐 것임을 확신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임유는 손을 뻗어 그림 위쪽을 가렸다.
“임 이소저?”
임유의 의아한 행동에 정무명이 그녀를 불렀다.
“이 사람 하관을 보세요. 전에 그렸던 사람하고 비슷하지 않나요?”
정무명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구려. 그때 그자의 초상화는 세자께서 챙기시지 않았습니까?”
“네.”
“그때라니…… 누구 초상화 말이오?”
심 상서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이 셋은 어찌 자기들만 알아듣는 소리를 하는가?
정무명은 심 상서를 한 번 쳐다보면서 기쁜 말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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