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화. 고홍의 아이 (3)
입천도는 섬이지만 산처럼 넓고 아득했다. 이때 화선은 입천도 해안에 도착하지 않고 삼천 척 정도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는데, 배 아래 해수면에서 푸른 물짐승 한 마리가 떠올랐다. 둥근 머리와 둥근 눈, 납작한 짐승의 몸은 보기에 약간 둔해 보였다. 이 짐승은 해구수(海毬獸)라고 하는데, 성질은 흉수 중 온화한 편에 속해, 비교적 길들이기 쉬워 바다에서 멀리 나갈 때 자주 쓰였다.
“모두들 해구수를 타고 입천도에 들어가겠습니다.”
궁가의 책임자가 나긋하게 말했다.
이 화선 내에서 신분을 따진다면 사릉고홍이 가장 높았다. 궁가 책임자의 말이 떨어지자 모두들 움직이지 않고 사릉고홍이 먼저 가기만을 기다렸다.
사릉고홍은 당염원을 안고 가장 앞에 있는 해구수의 등에 착지했다. 주묘랑과 일행은 다른 해구수로 뛰어내렸다. 주선과 심구도 부지런히 올라탔고,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배에서 내려왔다.
궁가의 사람이 앞장서자 모두 바다의 운무 속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모두 이것이 입천도를 지키는 진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시도 지나지 않아 눈앞의 안개가 걷히고 입천도의 모습이 여러 사람의 눈앞에 나타났다.
멀리서 보면 우뚝 솟아 끝없는 구름과 안개로 둘러싸여 있는 입천도는 마치 신선들이 사는 섬 같았다. 가까이서 보면 장엄하고 영묘했다. 자연이 만들어낸 보광은 무지개 같았으며 풀 하나와 나무 하나에도 영기가 자욱하여 보는 이를 감동시켰다.
섬 끝자락에서는 연녹색 비단치마를 입은 시녀 한 명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짐승이 끄는 마차 한 대가 옆에 서 있었다.
배가 뭍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은 마차에 올라 섬으로 들어갔다.
대운해 궁가의 화려하고 엄숙한 태도는 사람들로 하여금 허점을 찾을 수 없게 했다.
마차 안에서 주렴을 걷고 경치를 바라보던 당염원은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 잡고 있던 주렴을 놓고 사릉고홍의 품에 누워 눈을 감고 내계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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