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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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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 Chs

78화. 고홍의 아이 (2)

78화. 고홍의 아이 (2)

어느새 해가 중천에 걸렸다.

당염원은 숙소에 도착할 때가 되어서야 잊고 있던 것이 생각나 사릉고홍에게 물었다.

“왜 그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요?”

여기서 말하는 ‘그 사람’은 궁근묵이었다.

그녀에게 사람의 목숨은 그리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그녀는 대부분의 경우 죽여서 일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다만 처음에 비해 그녀도 많이 성장하고 달라졌기 때문에 그냥 죽이는 것에 대해 많은 감정과 생각이 들긴 했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이상 함부로 죽이려고 하진 않았다.

그러나 사릉고홍은 그녀의 역린과도 같았다. 역린을 건드리는 자는 무조건 죽는다.

사릉고홍이 대답했다.

“죽이는 것도 번거롭소.”

만약 과거 당염원을 만나기 전의 사릉고홍이었다면 그냥 죽였을 것이다. 그러나 당염원과 함께한 뒤로 그 역시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졌다. 사릉고홍은 당염원에게 그녀가 마음껏 유람할 수 있는 천하를 주고 싶었다. 당염원에게 매일같이 쫓겨 다니는 번거로운 나날을 주고 싶지 않았고, 또 사람들이 그녀를 괴물처럼 쳐다보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궁근묵을 죽이는 건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를 죽이고 나면 대운해 전체가 적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혹은 대운해 전체를 없애 버리고 당염원이 다치지 않도록 보호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마지막에 남는 것은 세상 사람들의 두려움과 혐오였다. 당염원은 이런 결말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당염원은 피비린내를 싫어했고, 흩어진 피와 살점들을 보는 것도 싫어했다. 그래서 적을 죽일 때마다 재로 변하게 만들었다. 사릉고홍은 당염원을 그녀가 싫어하는 환경 속에서 지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 세상 모든 좋은 것을 다 주고 싶었다.

마음속에 차오른 감정은 수없이 많고 다양했지만, 사릉고홍은 이를 입 밖으로 좀체 꺼내지 않았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당염원을 품에 꽉 안고 그녀의 향기를 깊이 들이마시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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