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7화. 아들이 어찌 이 몸을 이길 수 있겠소? (2)
유보가 땅에서 일어나 몸에 걸치고 있던 검은 장포를 벗었다. 그가 안에 입고 있는 것은 소박한 청색 도포였다. 또한 더없이 하얀 얼굴 위의 머리에는 도관(道冠)을 쓰고 있었다. 만인을 가엾이 여기는 듯 인자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얼굴은 진지했고 두 눈은 환하고 침착했다. 그러나 가끔은 쉽게 무시해 버릴 수 없는 교활함이 스쳐 갔다. 이 속세를 벗어난 인격자 같은 모습을 가장한 사내가 오자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제 칭호는 다보도인이고 본명은 유보라고 합니다. 귀하께 혹시 무슨 문제라도?”
“…….”
오자진은 그의 웃는 얼굴을 한 대 퍽 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풋!”
결국 철요군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나 이 순간 그의 웃음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당염원이 유보를 향해 말했다.
“오자진은 너의 제자야. 제대로 가르치도록 해.”
그리고 다시 오자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스승님께 인사드려.”
이렇게 된 이상 오자진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는 줄곧 고의로 당염원이 했던 말을 무시하고 있었다. 이곳은 마역이고 유보는 선원에 있으니 그렇게 빨리 상대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보가 정말로 자신들의 앞에 나타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그는 자신의 눈앞에서 그의 ‘재주’를 제대로 보여 주기까지 했다.
당염원의 말을 듣지 못한 척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예전에 연무대에서의 싸움이 끝난 후 자기 입으로 직접 승낙하기까지 한 일이었다.
오자진은 씁쓸한 얼굴로 유보를 향해 예를 올린 다음 퉁명스럽게 말했다.
“제자 오자진, 스승님을 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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