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화. 정의 주문 (3)
고여가는 딱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그것을 받아 마셨다. 그런데 마시자마자 느껴지는 기운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시 고개를 숙이고 보니 옥으로 된 컵 안에 든 유백색의 액체는 신선들이 마신다는 미주(美酒) 같았다. 그리고 적어도 천 년을 묵힌 진한 미주였다.
“괜찮으세요?”
당염원이 아무렇지 않게 고여가에게 물었다.
고여가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무리 해도 처음만큼 자연스럽지가 않았다. 눈앞에 있는 이 여인은 도대체 선원 안 어느 대가의 자녀이기에 천지에서 자라난 이런 영물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이것들을 평소 먹는 음식처럼 여기며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모양새였다.
게다가…….
이 맛있는 떡을 홍이가 직접 만들었단 말이야? 홍이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다니?!
당염원은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이거 드세요. 이것도 마시고요.”
고여가는 갑작스러운 이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당염원의 진지하고 침착한 모습이 조금 웃겨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할 뿐이었다.
당염원이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정혼이 무엇인지 알려 주세요.”
고여가는 다시 멍해졌다. 뒤이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니까…… 이걸 꺼내서 먹고 마시라고 한 이유가 그걸 알려 달라고 하기 위해서였어?
그리고 당염원의 표정은 아무리 봐도 그녀가 생각하는 것이 맞아 보였다. 마치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어줘야 하는 법’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하.”
고여가는 마침내 실소를 터뜨렸다. 정말 투명하고 알기 쉬운 아이였다. 사릉고홍이 왜 그녀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처럼 단순하고 순수한 사람은 상대가 마음을 열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특히 사릉고홍처럼 감정이 없고 인정을 모르는 사람은 더욱 그랬다.
“원아, 사실 이럴 필요는 없단다. 내가 너를 따로 이렇게 부른 것도 바로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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