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화. 글공부
주 관사는 소육랑과 상의를 거친 후, 비둘기를 날려 성시의 임씨 가문에 서신을 보냈다.
임씨 어르신은 소육랑이 아들을 가르칠 수 있으나 아들이 직접 가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장 아들을 보내버렸다.
그리하여 어느 날씨 좋은 오후에, 피부가 뽀얗고 통통하게 생긴 임성업(林成業)이 천향 서원의 문 앞에 나타났다.
임성업은 스물한 살이었지만, 얼굴이 앳되어 얼핏 보면 열여섯이나 열일곱 같았다.
묵직한 책보자기를 안은 임성업이 잔뜩 긴장하며 물었다.
“여, 여, 여기인가?”
그는 어렸을 때부터 긴장하면 말을 더듬는 습관이 있었다.
주 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참 똑똑한 아이인데, 하필 말을 더듬는 습관이 있다니. 서당에서 비웃음을 사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렇다. 임성업이 이 나이가 되도록 집으로 스승을 불러 글공부를 한 이유는 서당에서 놀림을 받을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더는 방법이 없다. 수재에 급제했지만 평범한 학생이라, 많은 늠생 사이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추려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여기입니다.”
주 관사는 심각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소 수재가 나오면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기억하십니까?”
“기, 기, 기억한다.”
임성업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 말, 말을 적게 하라 했다!”
주 관사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을 많이 하지 마세요. 그럼 아무도 도련님이 말을 더듬는다는 사실을 모를 것입니다.”
“음.”
임성업이 고개를 숙였다.
잠시 후, 소육랑이 서당에서 나오고, 그 뒤로 풍림과 고소순이 함께 점심을 먹으러 따라 나왔다.
주 관사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손을 굽히며 다가갔다.
“소 수재!”
그리고 다시 시선이 소육랑의 뒤로 향했다.
소육랑이 둘을 소개했다.
“동생 고소순, 동창 풍림입니다.”
주 관사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아, 고 형과 풍 형이군요. 실례했습니다.”
풍림은 손을 굽혀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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