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화. 청풍 도장
“폐하.”
국사가 천천히 찻잔을 잡았다.
“짐은 헌원가의 모든 사람을 다 죽였다. 더는 걱정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왜 마음이 뒤숭숭한 것이 자꾸 불안감이 느껴지는지? 헌원가는 정말로 단 한 명도 살아남지 않았는가?”
“아니요.”
국사가 대답했고, 그 말을 들은 국군의 미간이 깊어졌다.
“폐태녀와 황장손이 계시지요. 그들의 몸에도 헌원의 혈맥이 흐르고 있으니 폐하께서 영원히 그 후환을 제거하시려면 이들도 한 번에 죽여야 하지요.”
국군은 몸을 돌려 냉랭한 눈빛으로 국사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성은 상관이다!”
국사는 담담하게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했다.
“경음음은 성이 경 씨였지요.”
둘의 시선은 허공을 사이에 두고 한참 동안 마주했고, 국군이 먼저 몸을 돌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짐은 자네와 입씨름 같은 걸 하고 싶은 게 아니네.”
“엽청, 손님을 배웅하거라.”
국사가 찻잔을 들어 올렸고, 엽청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국군에게 나가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대연에 아마 이 사람뿐일 것이다.
국군이 눈살을 찌푸렸다.
“짐을 위해 점괘를 한 번 더 쳐주는 건 어떤가? ‘자미성관 제출헌원’이 정말로 또 나오는지 궁금하구나.”
“치지 못합니다.”
“명을 거역하는 것이냐?”
국사가 당당하게 대답했다.
“하늘의 뜻을 노출하면 명이 줄어들지요. 저는 이미 십 년의 수명이 줄었습니다. 계속 점을 치다간 이대로 목숨을 잃게 생겼습니다. 게다가 같은 점괘는 애초에 두 번을 칠 수 없지요.”
국군은 소매를 툭 털면서 나가버렸다.
* * *
“소군주는 어디 있는가?”
국군이 장서각 밖에서 기다리던 환관에게 물었다.
“폐하, 소군주는 기린전에 갔습니다.”
“왜 또 기린전에 간 거야?”
국군이 눈살을 찌푸리며 성큼성큼 기린전으로 향했다.
* * *
정공과 소군주는 신나게 놀고 있었다. 국군은 멀리서부터 두 아이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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