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6화. 흑풍왕
마왕은 자신이 쳐들어간 곳이 황가의 사냥터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야생 마왕인지라 야외야말로 진정 즐길 수 있는 곳이라 여겼고 숲을 보는 순간 서슴없이 안으로 뛰쳐 들어갔다.
숲으로 들어간 후, 마왕은 역시나 야외 생존의 우세를 누리게 되었다. 아무리 복잡하고 험한 길이라 해도 마왕에게는 그저 평탄한 길과 다름없었다.
마왕은 본능적으로 앞에 있는 검은 흙구덩이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는 몸을 높이 날려 매우 교묘하고 정확하게 충분히 안전한 곳으로 착지했다.
흑풍왕은 전장에서는 날아다녔지만, 숲속에서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은 야생 마왕의 감을 따라갈 수 없었다.
흑풍왕은 잠시 집중력을 잃은 사이 그대로 초지를 밟아버렸다. 순간 움직일 수가 없었고, 아무리 발을 힘껏 들어 올려도 힘을 줄 수 없었다.
초지에서 힘을 세게 쓸수록, 허우적댈수록 오히려 더 깊고 빠르게 빠졌다.
눈 깜빡할 사이 흑풍왕은 이미 무릎까지 깊숙이 가라앉았다.
마왕을 한참 도망가다가 흑풍왕이 쫓아오지 않는 것 같아 호기심에 뒤로 머리를 돌려 바라보았다. 흑풍왕은 초지에 빠져 있었는데, 마왕이 본능적으로 두려워 피하는 곳이었다. 다가가면 안 될 것 같았다.
마왕은 잠깐 망설이다가 흑풍왕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속 신이 나서는 앞으로 달려갔다.
한참 달리다가 또 멈춰 섰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초지 속으로 점점 더 깊숙이 빠지고 있는 흑풍왕을 보았다. 흑풍왕의 눈에 분노와 절망이 어려 있었다.
흑풍왕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말이었다. 그러나 흑풍왕이 원하는 것은 전장에서 싸우다 죽는 것이지 이런 물컹거리는 진흙탕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었다.
마왕은 초조한 마음이 생겨 그 자리에서 자기 꼬리만 쫓으며 빙글빙글 돌았다.
그러다가 결국 조심조심 초지로 다가갔다.
마왕은 초지가 가져다준 두려움을 극복하고 천천히 흑풍왕과 삼 척 정도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다. 마왕에게 이 거리가 최선이었다. 앞으로 한 치만 더 가도 바로 초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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