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화. 모자 합심 (1)
고교에게 들켜버렸으니 소육랑은 숨기지 않고 재촉하듯 물었다.
“기억나?”
고교가 고개를 숙이면서 검지를 맞댔다.
“아니요.”
“힘이 얼마나 세던지.”
소육랑이 웃으면서 말했지만, 고교는 죽어도 인정하지 않았다.
“제가 한 거 아니에요.”
그러자 소육랑이 갑자기 일어서서 얼굴을 고교 가까이에 가져다 대면서 귓가에 작은 소리로 말했다.
“다음에는 다른 곳을 물어요. 동료들이 날 비웃는단 말이오.”
고교는 귀를 한번 매만지더니 답했다.
“네.”
소육랑은 그 모습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아직 수행이 한참 멀었으니 계속 장난치다가는 누구의 얼굴이 먼저 붉어질지 몰라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주방에 좁쌀죽이 있으니 좀 가져오겠소.”
“네.”
* * *
“더 줘요. 네, 더 원해요.”
“말 들어요. 너무 과하면 당신이 힘들다니까.”
“괜찮아요. 어서.”
신양 공주는 고교의 방문 입구까지 갔다가 온갖 상상을 다 하게 만드는 그들의 대화를 들어버렸다. ‘더 원해요?’는 뭐고 ‘너무 과하면 힘들다니까?’는 또 뭔가?
대낮에 절제도 모르고!
저 계집애는 다친 몸으로도 저리 방종하다니!
“문도 안 닫고!”
신양 공주가 찬 공기를 들이마시고는 옆으로 비켜서면서 몰래 방문을 닫으려던 순간이었다.
“어머니?”
소육랑이 걸어 나와서는 매우 기이한 자세로 이상한 표정을 지은 채 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신양 공주를 바라보았다.
“어머니, 뭐 하세요?”
신양 공주는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단정하게 옷을 입고 있는 소육랑을 바라보고 눈만 깜빡였다. 고개를 내밀어 방 안을 보니 마찬가지로 전혀 흐트러짐 없이 침상에 앉아 있는 고교를 보고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지나가던 길에 들렀어. 문에 뭐가 붙은 것 같았는데 지금 보니 없네.”
“그래요?”
소육랑은 고개를 돌려 새것처럼 깨끗한 문을 바라보았다.
“너…….”
신양 공주는 소육랑이 손에 든 빈 그릇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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