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화. 완벽 (2)
서신에서 장 태후는 황제를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황제가 태후와 다년간 대적하면서 힘겨루기로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효심으로 자신을 현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황제와 이전의 원한을 전부 털어냈다고 생각하여 다년간 꽉 쥐고 놓지 않았던 조정의 권력마저 넘겼는데도 황제는 최근 비밀리에 태후를 제거하려 했다.
황제의 배신이 먼저였기에 태후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내용이다.
황제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야!
잘 꾸며낸 이야기라 빈틈이 없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 놓은 덫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면 형 상서 본인도 서신의 내용을 홀딱 믿을 뻔했다.
서신은 전부 장 태후가 보낸 것이며 형 상서의 회신은 없었다. 그것도 그럴듯한 이유가 있었다.
형 상서의 회신이니 당연히 장 태후의 손에 있을 것이고, 장 태후에게서 찾지 못한 것은 당연히 치밀한 장 태후가 증거를 남길 리 없다는 것이었다. 보고 바로 태웠을 것이다.
“그럼 나는 왜 증거를 남긴 것이냐? 나는 들통 날까 봐 두렵지도 않단 말이냐?”
형 상서가 이 시랑에게 질문했다.
이 시랑은 얻어맞아서 퉁퉁 부어오른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는 침착하게 답했다.
“어르신은 태후의 꼭두각시 짓이 ‘호랑이에게 가죽을 벗기자고 의논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쓰임을 다하여 버림을 당할까 봐 두려워서 태후를 위협할 증거를 남겨둔 것입니다.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 마지막 패겠지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이유였다.
형 상서는 이 상황에서 화를 내야 정상인데 오히려 참지 못하고 속으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완전 범죄다!
* * *
장 태후는 소나라에서 권세와 지위가 가장 높은 여인이었고 선황이 서거하기 전에 장 태후에게 나랏일을 감시하라는 명을 내렸다.
선황이 권력을 정당한 명분으로 쥐여주었으니 수렴청정하면 또 어떤가? 반역을 저지르지만 않는다면 그녀가 무엇을 하든 아무도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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