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4화. 격파하다
옥근은 웃는 얼굴로 신양 공주를 바라보았다. 공주의 얼굴은 세월도 비켜 가는 듯 아름다웠다.
“공주님.”
“왜?”
“공주님도 고 의원 좋아하시죠?”
옥근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녀는 ‘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또 고교를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소육랑을 말하는 건가? 본인을 가리키는 건가?
“저 계집애의 목숨은 매우 귀하다니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누가 내 병을 치료해주겠니?”
고교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어두워진 지 오래였다. 그녀의 옆에는 마치 조각상처럼 서 있는 용일뿐이었다.
고교는 순간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나 탄필 안 꺾어!”
탄필 상자를 안고 오후 내내 서 있던 용일은 실망하고 말았다.
옥근은 고교에게 저녁을 먹으라고 했다.
고교는 정원에서 꽃에 물을 주고 있는 신양 공주를 한번 쳐다보고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공주님이 저에게 밥을 먹고 가라고 하는 거 아니잖아요? 안 먹을래요. 갈래요.”
쓰읍.
신양 공주는 꽃에 물을 주다가 꽃이 물에 잠길 뻔했다.
옥근은 웃음이 터졌다.
고교는 우스갯소리로 말했으나 신양 공주의 허락이 없이는 옥근도 그녀에게 저녁을 먹고 가라는 말을 못 한다는 것을 고교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고교는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가봐야 했다.
“마차 준비해드릴게요.”
옥근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고교는 혼자서 가도 된다고 거절하려 했다.
그런데 옥근이 한마디 더 보탰다.
“아니면 용일에게 바래다 드리라고 할까요?”
“마차요. 감사합니다.”
고교는 흠칫 놀라며 빠르게 답했다.
옥근은 하인에게 마차를 준비하라고 한 뒤, 신양 공주에게 말했다.
“아가씨 바래다 드리고 올게요.”
신양 공주는 답을 하지 않고 주전자를 들고 또 다른 꽃에 물을 주었다.
고교는 옥근이 바래다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유난히 바래다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둘은 정원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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