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화. 드디어 만나다
고교의 정원은 크지 않은 일진 정원이었다. 둘째 주인이 그녀의 편의를 위해 특별히 빈 땅에 지어주었다. 둘째 주인 자신도 이런 대우를 받지 못했고, 위층에 있는 단독 곁채에 묵었다.
신양 공주가 복도로 다가갔을 때, 고구마와 옥수수 냄새를 맡았다.
그제야 온종일 음식을 먹지 않은 것이 떠올랐는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녀는 향기가 풍기는 부엌으로 향했다.
직접 가지 않아도 되었지만, 무엇 때문인지 유난히 그곳에 끌리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입구로 다가갔다. 사람이 보이기도 전에 나뭇가지 꺾는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황실의 공주였기에 손에 물 한 방울 닿은 적이 없었다. 부엌에도 들어간 적이 없어 그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도 잘 몰랐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서야 부엌에 있는 사람의 행동을 볼 수 있었다.
하얀 옷을 입은 소년이 입구를 등진 채 아궁이 앞에 작은 의자를 놓고 앉아 있었다. 오른쪽 다리는 쭉 펴고, 왼쪽 다리는 굽히고 있었다. 머리에는 큰 수건도 하나 둘렀다.
그의 뒤에는 잡다하게 엉켜있는 나뭇가지가 쌓여 있었다. 그는 왼손으로 나뭇가지 두 개를 잡아 왼쪽 다리로 힘껏 누르며 꺾은 다음 왼편에 두었다.
부러진 나뭇가지가 높게 쌓인 것을 보니 꽤 많이 꺾은 모양이었다.
아궁이에서는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그는 나뭇가지를 꺾으면서 간간이 아궁이 속으로 두어 개 집어넣었다.
그는 오른쪽 손을 다친 상태였다. 그래서 나뭇가지의 왼쪽은 왼손으로 잡았지만, 오른쪽은 오른팔로 누르면서 가지를 꺾어 눌렀다. 그 동작은 매우 힘겨워 보였고 나뭇가지가 쉽게 빗나가기도 했다. 나뭇가지가 제대로 부러지지 않고 팔이 빗나가면 그는 다시 눌렀다.
이 동작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얇은 옷을 입고 있었지만, 목 뒤 옷깃 둘레는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나뭇가지 하나가 어찌나 단단한지 여러 번 힘을 주어도 부러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손목에 상처가 났고, 그는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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