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화. 큰 제안
군영의 형방은 감옥이라기보다 어두운 암실에 가까웠다. 안에는 볏짚 방석 하나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선평후가 이미 형방을 지키는 사람에게 노후야가 고장경을 만날 수 있도록 말해두었기에, 노후야는 별문제 없이 형방으로 들어갔다.
당명이 군영에서 보석 같은 존재지만 고장경 또한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당명보다 더 뛰어나고 더 법을 준수하며 더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다.
그런데 절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녀석이 죄를 지어 형방에 갇혔다.
노후야는 마음이 복잡했다.
“무릎 꿇어.”
노후야가 엄하게 말했다.
고장경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무릎을 꿇었다.
고장경은 늘 따뜻한 아이였다. 그런데 노후야는 이번에 돌아온 후 무엇 때문인지 고장경과 자신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처럼 거리감이 느껴졌다.
보기에는 고분고분하게 무릎을 꿇고 있었으나 사실 무언의 반항을 하는 것 같았다.
노후야는 눈살을 찌푸리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고장경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참지 못하고 군영에서 있었던 일을 물었다.
“왜 그렇게 충동적인 짓을 한 것이냐? 누가 너에게 그런 ‘용기’를 준 거냐?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당명을 해치다니? 나와 선평후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너는 당악산의 손에 죽었다!”
고장경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마치 차가운 땅을 보는 것 같기도 했고, 눈에 뵈는 게 없는 것 같기도 했다.
“사실대로 말해보거라. 이유가 뭐냐? 정말로 단지 당명이 고가 군을 괴롭혀서 그런 거냐?”
고장경은 노후야가 어렸을 때부터 가르치고 키운 아이였기에 그의 성품을 잘 알고 있었다. 고장경은 고가 군에게 끈끈한 감정이 있었다. 진정으로 고가 군과 함께 보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늘 듣고 보고 자랐기에 이미 자신과 고가 군을 한 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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