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섣달그믐날 밤
두 사람은 그렇게 이각 정도 머물렀다. 심심했던 할머니가 고교를 찾아보니, 뜻밖에도 둘은 방에서 글씨를 쓰고 있었다.
할머니는 가까이 가지 않고, 문 앞에서 힐끗 쳐다봤다. 홍지였다.
두 사람이 뭘 하려는지 할머니는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춘련을 쓰는 것이냐? 하긴, 써야 할 때도 되었지. 지금 써야지, 더 늦으면 안 된다. 다 쓰면 나를 부르거라.”
정말 아름다운 오해였으나, 원래 소육랑이 홍지에 춘련을 쓰려는 것을 그녀가 글 연습을 시작하면서 지체된 것은 사실이었다.
할머니의 말 때문에, 소육랑은 다시 궤도를 찾아 춘련을 쓰기 시작했다.
“종이는 내가 자를게요!”
고교는 붓을 내려놓고 방으로 가서 가위를 찾았다.
고교는 속으로 ‘고모님,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 계속 이렇게 글 연습을 했다면, 손톱이 다 망가졌을지도 몰랐다.
앞에 있는 홍지를 보자, 소육랑은 조금 아련해졌다.
고교가 종이를 반듯하게 잘라서 그의 옆에 놨다. 소육랑은 다시 붓을 들어 춘련을 몇 부 만들었다.
“응향이에게도 몇 부 써 주거라.”
그때, 할머니가 손님의 존재를 일깨워줬다.
할머니는 설응향을 아주 좋아했다. 물론 고교도 좋아했지만,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교도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 선의를 느끼는지 악의를 느끼는지 알 수 있었기에, 할머니의 마음이 어떤지는 짐작하고 있었다.
설응향이 고교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품고 있었던 짙은 악의는,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
할머니가 설응향을 좋아하는 것은, 고교를 좋아하는 것과 다른 마음이었다. 고교를 가족으로서 좋아한다면, 설응향은 아랫사람에 대한 사랑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설응향은 괜찮은 손님이었다. 자주 왕래하기에 좋다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할머니의 말에, 두 사람은 드디어 설응향과 그녀의 서신을 떠올렸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어색함이 스쳤다.
설응향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대청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지, 그들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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