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화. 양모
고교가 만나야 할 환자는 태비였는데, 그녀는 황궁에서 거주하지 않고 보제사 근처의 암자에서 살았다.
그곳에 가려면 지난번 그 강을 건너야 했다.
흔들다리는 이미 수리했지만, 마차는 아치형 돌다리만 건널 수 있었다.
마차가 암자 밖에서 멈춰 서자, 두 사람이 내렸다.
서왕비는 여관에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한 뒤, 고교를 데리고 암자로 들어갔다.
암자는 그리 크지 않았고 여자 승려들도 별로 많지 않았다. 암자에 들어서고 나서 두 명밖에 눈에 띄지 않았다.
“태비는 계시는가?”
서왕비가 젊은 여승에게 물었다.
“네, 안쪽에 계십니다.”
승려는 서왕비와 고교를 뒤뜰의 선방(*禪房: 참선하는 방)으로 안내했다.
선방에서 묵직한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서왕비는 얼굴을 찌푸리더니 치맛자락을 들어 올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 * *
“태비 낭랑! 괜찮으십니까?”
침상 앞에서 한 늙은 유모가 서왕비에게 인사를 올렸다.
“왕비.”
서왕비는 침상 옆에 앉아 기침하고 있는 여인의 여윈 손을 만지며 말했다.
“어쩌다 이렇게 되셨습니까?”
“콜록…… 어떻게 왔느냐? 괜찮다…… 고질병이다…… 콜록.”
태비는 기침이 매우 심했다.
고교는 광주리를 메고 들어오면서부터 상대를 훑어보았다.
삭발하지 않고 절에서 수행하는 노부인으로, 고모할머니와 나이가 비슷했다. 우아한 생김새로 보아 젊었을 때는 꽤 미인이었을 것 같았다.
“이 분은…….”
노부인이 고교를 바라보았다.
“태비 낭랑, 제 벗입니다. 성은 고 씨인데, 의술이 매우 뛰어납니다! 낭랑의 병을 고쳐주러 왔습니다!”
서왕비가 말을 하면서 고교를 바라보았다.
“아가씨, 이 분은 정 태비십니다.”
고교는 허리나 무릎을 굽히는 인사가 몸에 익지 않았기에 고개만 끄덕였다.
정 태비는 출가한 사람이라 인사치레 같은 것을 신경 쓰지 않았고, 계속 기침을 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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