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화. 두진(*痘疹: 전염병의 일종)
자매가 여학 밖으로 나오자, 안군왕이 기다리고 있었다.
장몽접은 언니에게 화가 많이 났지만, 길가에 있는 안군왕의 마차를 보고 화가 순식간에 풀렸다.
“오라버니!”
그녀는 고금을 옆에 있던 하인에게 던져주고 안군왕에게 달려갔다.
누이동생들이 오는 것을 보고 안군왕이 마차에서 내렸다.
어젯밤에 눈이 내려 길가와 지붕이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하얀 눈 위에 서 있는 안군왕의 모습이 유난히 빛났다.
장월혜의 얼굴에도 기쁨이 스쳤다.
장몽접은 안군왕의 팔을 감싸며 물었다.
“오라버니! 어떻게 이곳에 왔어요?”
안군왕이 부드럽게 답했다.
“지나가다가 들렀지. 오늘 수업은 끝난 거야?”
“네.”
장월혜도 마차 쪽으로 걸어왔다.
고금을 하인에게 주지 않고 그대로 안고 있는 장월혜를 보고 안군왕이 손을 내밀었다.
“이리 다오.”
장월혜는 미소를 지으며 고금을 오라버니에게 건네었다.
고금을 받아야 했기에 안군왕은 장몽접이 감고 있던 팔에서 손을 빼낼 수밖에 없었다.
장월혜는 그 모습을 보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안군왕은 고금을 받은 후에 바로 두 동생을 마차에 올려보내지 않고,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오라버니, 누구를 찾으십니까?”
장월혜가 물었다.
“고씨 아가씨도 여학에 왔다고 들었다.”
안군왕이 침착하게 대답하자, 장몽접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아, 고근유? 걔 정말 재수 없어! 그런데 오라버니가 왜 관심을 가져?”
장월혜도 의아한 눈빛으로 안군왕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안군왕이 장몽접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
“네 벗 아니야? 그래서 물어봤지.”
“난 그런 벗 없거든요!”
“고씨 집안에서는 그 아가씨만 왔더냐?”
안군왕이 다시 물었다.
“그럼? 그 시골에서 자란 계집애가 초대장을 받았을 리 없잖아?”
장몽접이 비아냥거렸다.
“그럼 넌 어떻게 받은 건데?”
장월혜의 느닷없는 질문에 장몽접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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