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화. 후부에 가다
“무슨 일이세요?”
고교는 그런 눈빛이 익숙했다.
“저에게 이 의원을 빌려주시겠습니까?”
남자의 말투는 상냥한 편이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둘째 주인이 물었다.
“실은 저는 옆집에 사는 사람입니다. 옆에 태자비가 여학을 설립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악관을 둘 적합한 위치가 없어 이 점포를 빌려 악관으로 개조하고 싶습니다.”
“안 빌려드립니다.”
고교가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남자는 믿기지 않는 눈으로 고교를 한번 쳐다보았다. 태자비까지 들먹였는데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을 하다니.
실은 여학을 만드는 일은 태자비가 아닌 폐하의 뜻이었다. 그 해 장태후가 여학을 설립하자는 말을 꺼냈을 때, 황제는 그를 지지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설립하겠다고 하면 체면에 금이 가는 일이라 태자비의 명의를 빌린 것이다.
황제가 주도하는 일이라고 해야 이 계집애가 정신을 차릴 건가?
“가격은 논의할 여지가 있습니다.”
남자가 다시 말했다.
“논의할 필요 없습니다. 내놓지 않을 겁니다.”
고교가 단호하게 대답하자, 남자의 얼굴이 조금 굳어지는 것 같았다.
“의원을 개업하는 것이라면 다른 곳을 알아봐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이 점포를 저에게 세를 내준다면 더 좋은 곳을 알아봐 드리겠습니다.”
고교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남자를 한번 쳐다보았다.
“좋은 데가 있으면 그쪽이 알아보세요.”
그 말을 들은 남자는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둘째 주인은 상대가 거물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으나, 고교를 말리지 못했다. 고교를 설득하려면 겸손하게 말을 해야지 누구누구를 들먹이면 절대 그 일을 성사시킬 수 없었다.
남자는 고교와 말을 해도 소용이 없자, 둘째 주인을 바라보며 웃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습니까? 제가 집주인을 찾아 이 점포를 당신들에게 빌려주지 말라고 한다면 강제로 나가야 합니다.”
“그건 모르는 일이지요.”
在webnovel.com支援您喜歡的作者與譯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