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6화. 부부 합심
용일이 무너진 곳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갑자기 몸을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
“용…… 용일 어르신!”
장호가 담대하게 그를 불렀다.
“혹시…… 경성에 보고 올리러 가시나요?”
조금 늦게 가시면 안 되는지요? 가족들에게 미리 알릴 시간이 좀 필요한데?
“출구를 찾아서 사람을 구해야지.”
용일이 도도하게 말했다.
장호는 그의 말을 듣고는 멍해졌다가 다시 희열을 느꼈다. 용일의 말을 듣고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었다.
“용일 어르신, 그러니까…… 후야와 공주님은…… 아직 살아 계신다는 말씀인가요?”
“응.”
용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굴 입구가 꽉 막혀 소리가 잘 전파되지 않았으나 신양 공주의 울음소리가 너무 커서 듣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장호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 난감하군.
장호가 용일과 함께 두 사람을 찾으려 했는데 용일이 거절했다.
“오지 마. 무너져.”
장호의 발이 허공에 굳었다. 그는 멋쩍게 발을 거두어들이고는 용일에게 말했다.
“그럼 저는 뭘 할까요?”
용일이 생각하다가 성실하게 답했다.
“사라져.”
장호는 어리둥절해졌다.
* * *
지하의 어두운 동굴 속에 묻힌 두 사람은 지상 상황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신양 공주는 몸이 굳은 채 선평후의 품에 안겨 있었다.
사방이 캄캄하여 손을 뻗어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시력을 잃게 되자 다른 감각이 더 예민해졌다.
선평후의 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정수리에서 맴돌았다. 그의 힘 있는 심장 소리가 그녀의 귓전에서 울려 퍼지며 그녀의 심장까지 따라서 요동치는 것 같았다.
“나 다 들었어. 진풍만.”이라는 말 한마디는 마치 타오르는 불처럼 그녀의 마음속에서 꺼지질 않았다.
삼십 년 동안 묵은 어색함이 그녀를 삼키는 듯했고, 얼굴까지 뜨겁고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체면을 차리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공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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