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화. 부자 정공
고교가 소육랑을 쳐다보니,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서원의 학장 말을 들은 것이오.”
고교는 장 보인에게 말했다.
“제 서방님의 학장이 경성에서 십여 년간 살았습니다.”
장 보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이 두 거리에 살만한 집이 있습니까?”
“네, 있긴 합니다만…….”
장 보인이 두 사람을 훑어보니, 옷차림은 수수했다. 한 명은 국자감의 감생이라 하지만 절름발이였고, 또 한 명은 분위기가 비범해 보이긴 했으나 얼굴이 못생겼다.
과연…… 살림이 넉넉할까?
장 보인은 웃으며 말했다.
“일진(*一進: 문을 열었을 때 바로 정원인 구조)을 원하나요, 양진(*兩進: 문을 두 번 열어야만 정원이 보임) 저택을 원하시나요?”
고교가 잠시 고민을 하다가 말했다.
“최소 방이 다섯 개인 집을 원합니다.”
“그렇다면 양진이나 삼진인데.”
장 보인이 말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양진, 삼진 주택은 비쌉니다. 양진은 월에 최소 열 냥이며, 삼진은 스무 냥입니다.”
열 냥이라면 시골 마을에서는 한 집 식구가 일, 이 년은 거뜬히 쓸 돈이다.
그러나 고교는 땅값이 비싼 경성이기 때문이라고 이해하고, 직접 가보겠다고 했다.
장 보인은 아무리 봐도 이 사람들이 그 정도의 은자를 내지 못할 것 같아 헛수고를 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국자감의 감생이라고는 하나, 경성에는 감생이 수두룩했다. 경성은 벼슬이 넘치는 곳인지라 편액 하나가 굴러가면 벼슬 세 개가 부딪혀 떨어진다고 불리는 곳이었다. 장 보인은 소육랑을 보잘것없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다만 며칠간 장사가 되지 않은 데다 어차피 할 일도 없었기에, 두 사람을 데리고 집을 보여주러 갔다.
고교와 소육랑은 양진과 삼진 주택 열 곳이 넘게 둘러보았으나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하여 둘은 다시 역참으로 돌아왔다.
장 보인도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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