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8화. 신희(新禧)
새해 첫날부터 공주마마의 맥을 짚게 된 양 태의는, 따로 의문을 가지지 않고 조심스레 공주마마 곁에 다가가 그녀의 맥을 짚어보았다.
잠시 후 양 태의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새해부터 이게 무슨 신의 장난이란 말인가? 공주마마의 맥에는 분명 임신의 징후가 느껴지고 있다.’
“어떤가?”
의원의 안색이 갑작스레 변화를 보이자, 양 태후는 잔뜩 긴장해서 물었다.
양 태의가 난감하다는 얼굴로 태후를 바라보았다.
“걱정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게.”
내전에는 양 태후와 장 공주, 그리고 내희와 양 의원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내희는 양 태후의 충직한 심복이었으니 비밀이 새어나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태후마마, 공주마마께서 회임을 하셨사옵니다.”
양 태의는 고개를 푹 숙이며 감히 양 태후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솔직한 진찰 결과를 입에 담았다.
결과를 들은 순간 장 공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그게 무슨 말이야!”
양 태후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
과부가 된 지 오래인 장 공주가 회임을 했다는 소식은 그녀와 다른 황족들에게는 전혀 기쁜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창피한 일이었다.
“몇 달이나 되었지?”
양 태후가 우선 마음을 진정시키고 물었다.
“이제 겨우 한 달 하고, 조금 더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 알겠네. 태의는 물러가보게.”
양 태후가 내희와 함께 태의를 밖으로 물렸다.
내전에는 태후와 장 공주, 두 모녀만이 남게 되었다.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딸을 바라보며 양 태후가 찻잔을 탁!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내려놓았다.
“아이의 아비는 누구인지 아는 것이냐?”
양 태후가 분통을 터트리자, 장 공주는 오히려 냉정해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그런 걸 어찌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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