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1화. 모습을 드러낸 진범
“외부인인 제가 봐도 대도독께서 찻주전자와 찻잔을 따로 쓸 것 같지는 않은데요. 맞습니까?”
이번만큼은 그 누구도 교소의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
교소가 이어서 말했다.
“당연히 찻주전자의 형태와 문양이 완전히 똑같아서, 이보다 전에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강오 어르신,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강오가 더욱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저를 콕 집어 말씀하시는 겁니까? 저도 아무 증거도 없는 추측보다는 이렇게 확실한 증거가 있는 증언 쪽을 더 신뢰합니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찻주전자가 진즉에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아무 증거도 없이 고집할 정도로 강오는 멍청하지 않았다.
강원조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교소는 저렇게 강오를 끌어들임으로서 지금 그녀가 한 말을 확고한 증거로 바꾼 것이다.
그녀는 전세나 현세나 참으로 똑똑하고 영리한 아가씨였다.
강원조의 눈이 아련한 추억을 생각하듯 반짝이기 시작했다.
‘과거 몇 번이나 나와 마주쳤던, 그 당시의 그녀는 나에게 저런 냉담한 시선을 보내지 않았건만.’
교소를 떠올린 강원조는 그녀를 향한 그리움이 통증이 되어 가슴에 남는 것을 느꼈다. 애써 그 기분을 몰아내보려 했지만 통증은 차가운 얼음이 되어 그의 가슴에 박혀버렸다.
“여 아가씨는 그것 말고도 내세울 증거가 있습니까?”
강십일이 말했다.
“찻주전자 안쪽의 색깔입니다.”
교소는 찻주전자 안쪽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 주전자는 차를 끓이는 것에 사용되던 것인지, 안쪽이 살짝 노랗게 변색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도독께서 사용하시던 주전자는 약을 복용하기 위해 쓰던 것이기 때문에 보통의 물밖에 담지 않았겠지요. 그러니 이런 색의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녀의 말에 방 안이 조용해졌다.
교소가 살짝 눈을 찌푸리며 피곤하다는 듯 말했다.
“그래서, 뭔가 다른 의견이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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