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화. 책임져 주세요
지찬은 정원에 서서, 아직 정리되지 않은 바닥의 잡초를 발로 차고 있었다.
“명연, 여소가 교 씨 가문과 무슨 관련이라도 있는 건가?”
소명연은 짐짓 모르는 척을 했다.
“음?”
그러자, 지찬이 한쪽 눈썹을 올리며 물었다.
“산에서 울던 여소가 이상해 보여서 묻는 걸세. 자네는 뭔가 아는 것 없나?”
“소소가 어렸을 때부터 교 선생의 그림과 글을 좋아했다고 했네. 비록, 교 선생을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또 형님의 부탁으로 가족 대신 제사에 참석할 생각을 하니, 아마 감정이 격해진 것 같네.”
“여소가 자네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소명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찬은 친우의 말을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조금 전 그녀의 모습은 마치…….”
뒷말은 조금 불길하다고 여겼는지, 그는 슬쩍 말끝을 흐렸다.
소명연은 웃으며 대답했다.
“소녀들은 감성이 여리고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편이니, 우리 같은 남자와는 당연히 다르겠지.”
무슨 일이 있어도, 소소의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 돌아온 사실을 알게 해선 안 되었다.
지금의 황제는 도교를 신봉하고 장생(長生)을 추구했기 때문에, 만일 그가 소소의 일을 알게 된다면, 그녀가 어떤 상황에 부딪치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지찬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소명연을 쳐다보았다.
‘여소가 감성이 여리고 감정에 쉽게 휘둘린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 그래. 신경 쓰지 말자, 이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더는 알려고 하지도 말아야지.’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눈치를 보던 양후승이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명연, 전 오작을 모시고 온 이유는 무엇인가?”
“음, 관을 열어서 교 씨 일가의 시체를 다시 살펴볼 생각이네. 죽은 사인을 제대로 알아봐야지.”
소명연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그의 말에 양후승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로 관을 다시 열겠다는 건가? 세상이 놀랄 만한 일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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