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6화. 사후의 일
천 명의 스님이 진행하는 100일의 법사가 끝나자 육씨 가문은 완전히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철없는 몇몇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멀쩡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식구들은 모두 침상에 누워 몸조리를 했다. 송씨는 걸을 때 발에 힘이 안 들어가고 말할 때도 목소리를 크게 나오지 않아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육건신은 통풍이 도졌고, 육건중은 관절염이 재발했으며 육건립 또한 기력이 하나도 없었다.
임옥진, 송씨, 여씨 등이 겨우 몸을 추스를 때쯤 되니 벌써 입춘이 다가와 있었다. 그녀들은 관리인에게 장부를 가져오라고 해 비용을 계산해 본 뒤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육건중이 횡령한 돈을 제외하더라도 부장품까지 다 합쳐 육 노태야의 장례비용 쓴 돈이 무려 20만 관이었다. 지출이 가장 컸던 불사를 제외 한다 하더라도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이런 식으로 나간 돈이 상당해 다 합쳐 보니 어마어마했다.
이건 어디에 내놓아도 적지 않은 액수였다. 그녀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당시에는 육 노부인의 수중에 있는 동산(*浮财: 금전, 금, 은 보석, 집기 등 형상 성질을 바꾸지 않고 옮길 수 있는 재산)이 많고, 가문의 공금도 많다고 생각해 아무 생각 없이 써야 한다고 생각되면 그냥 써 버렸다. 더구나 차남가에서 처음부터 이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는 척하며 돈을 빼돌릴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더더욱 물 쓰듯 돈을 썼다. 누구도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들은 육 노부인에게 얼마나 많은 재산이 남을지, 그럼 나중에 각자 얼마나 나눠가질 수 있을지 계산하느라 바빴다.
송씨는 확실하게 한 번 패배한 이후로 말을 아끼며 쉽게 나서지 않았다. 더구나 이 일은 차남가로부터 비롯된 것이니 그녀가 무슨 말이라도 했다가 꼬투리를 잡히면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이런 이유로 송씨는 입을 꾹 다물었다. 여씨는 원래 의견 같은 건 낼 줄 모르는 사람이라 결국 두 사람은 전부 임옥진의 입만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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