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화. 거짓말
오상이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보며 말했다.
“강남에는 두 번 밖에 안 가 봤지만 경성의 찻집은 많이 가 봤어. 평범한 찻집은 그냥 몇 전짜리 차를 파는 곳들뿐이니까 비교할 가치도 없어. 하지만 고관이나 귀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면 여기 장식들, 예를 들어 꽃병, 향로, 다과상, 찻잔, 다구, 서화 등등은 최고급의 고풍스러운 걸로 구비해 두어야 해. 내가 운일재(云逸斋)라는 찻집을 하나 아는데, 거기서 쓰는 다구는 대부분 전 왕조에서 넘어온 오래된 골동품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차 한 주전자에 최소 1관(*贯: 동전 천 개를 꿴 꾸러미)이고 한 번 들어가면 2~3관을 쓰는 건 기본이야. 이 찻집을 경영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내부 장식과 다구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하고 특히 고대의 골동품 같은 걸 찾아봐야 할 거야. 민행, 네 생각은 어때?”
외지고 궁벽한 평주성을 어찌 번화한 경성과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할 수 있겠는가? 여기 사람들 대부분은 살림살이가 빠듯한 소시민들인데, 돈을 물 쓰듯 써 줄 고관과 귀인이 어디에 있겠는가? 육함도 일전에 임근용에게 내부를 반드시 우아하고 고풍스럽게 꾸며야 한다고 말했지만 오상의 이런 견해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놓고 지적해서 그를 공격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전 왕조의 골동품을 찾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어? 차 한 주전자에 1관을 주고 사 먹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거야. 난 우아함이라는 것을 꼭 그런 것에서만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확실히 그럴 능력이 되는 사람은 몇 안 되겠지만, 일단 그런 사람들이 오기만 하면 꽤 많은 돈을 쓸 거야.”
오상이 임근용을 바라보았다.
“아용, 네 찻집이니까 네 의견이 가장 중요하지. 네 생각은 어떤데?”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촌 동생인 오형이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그런 말은 부적절하다고 눈치를 줬다. 부부인 두 사람에게 네 말이 맞니 내 말이 맞니 하며 선택하라는 건 도발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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